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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동창 대학교때 만나서 5년 사귀다가 헤어진 썰

멍멍이 0 2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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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초딩때 ㅡ정확히는 국딩ㅡ 부자학교에 다녔다
 
우리집이 부자는 아닌데, 어머니께서 학구열이 높아서
 
어떻게든 나한테 좋은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하셔서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런데 그로 인해 나는 열등감 속에서 초딩 시절을 보냈다.
 
왜냐면 초딩들 끼리도 집평수로 놀리고 그랬거든.
 
16평 사는 나는 그런 얘기를 극도로 기피했다
 
초딩새키가 그걸 알겠냐 싶겠지만, 우리학교는 그랬다.
 
그러다보니 더럽게 많이 싸웠다.
 
나를 조금만 놀리거나 비아냥 대면 일단 싸우고봤다.
 
물론 이길 때도 있었지만, 체구도 작고 친구가 없던 나는
 
주로 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돌림을 받았는데, 한번은 싸움났을 때,
 
계속 맞으면서도 쉬는시간 마다 찾아가서 싸움을 걸었더니
 
미친놈이라는 소문이 돌아서
 
따돌림만 받고 괴롭힘은 받지 않는, 은따(?)가 되었다.
 
내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자애 ㅡ 지영이는, 5학년때 만났다.
 
짝이 되었는데, 처음에 날 정말 싫어했던 것 같다.
 
이쁘고 인기가 많은 애 였는데,
 
내가 옆에서 움직이다가 스치면 흠칫거리면서 놀랬거든
 
난 초딩시절 내내 학교가 최악이라 생각했는데
 
걔랑 짝이 되면서 보는 것 자체로 등교가 즐거워져버렸다
 
그러다 찰흙 만들기 시간에 한 남자애가
 
발등에 거울을 달고 지영이 앞에서 가랑이 사이에
 
몰래 발을 들이밀었다. 지영이는 첨엔 몰랐는데
 
두세번쯤 그러니까 눈치 채고 자기 앞에 못오도록 했다.
 
근데 그놈이 이번엔 몰래 뒤에와서 발을 들이미는데
 
내가 일어서서 그새끼 발을 밟아 거울을 깨버렸다
 
걘 도망쳤는데, 갑자기 내 발이 아픈거다.
 
흰 천과 고무로 된 실내화 알지?
 
그걸 신고 있었는데, 거울 조각이 깨지면서 내 발에 박힌거.
 
그 때, 짝궁이 되고 처음 대화 했던걸로 기억한다
 
"나 밴드 있어. 밴드줄게 잠깐만"
 
난 근데 좋아하는 여자애랑 말하는게 너무 부끄러워서
 
안 아프다 치워라. 라고 해버렸지.ㅇㅇ 개병신ㅠ
 
그리고 그냥 거울조각 빼고 가만히 있었음
 
ㅅㅂ졸라 아픈데 티도 못내고 가만 앉아 있었다
 
결국 집에갔더니 발이 팅팅곪아서 어머니랑 병원감ㅠ
 
결국 그걸로 다음날 결석했음. 하루 입원했는데
 
지영이가 그담날 나한테 손편지를 적어서줬음.
 
고마워. 선물 사주려다가 엄마가 마음의편지를 써주래.
 
대강 이런 주제였음.
 
그때부터 많지는 않지만, 얘기도 좀했고,
 
그 사건 이후 여자애들과 전체적으로 좀 친해졌지.
 
친해졌다기 보단, 무시하는 일은 없어짐. 남자들은 그대로.
 
그러다가 지영이가 공개적으로 생일파티 초대했는데
 
잘생긴애, 반장, 공부잘하는애, 아역배우 하는애,
 
피아노 잘치는애, 바이올린 하는애 등등
 
반에서 잘 나가는 애들만 초대하더라. 좀 기대 했지만 ㅠ
 
나는 초대장을 안주더군. 초대장도 집에서 만들어와서
 
색동으로 예쁘게 나눠주더라고. 좀 슬펐지ㅠ
 
날짜도 기억한다. 8월 14일.
 
방학 때라 종업식 전 사,나흘 전부터 초대장을 나눠주는데 
 
종업식 까지 못받으면 끝이잖아? 그래서 내가
 
종업식 당일 날 선물을 줬어. 혹시나 고마워서 초대할까봐.
 
ㅋㅋㅋㅅㅂㅠ 말괄량이 바니라고,
 
당시 인기있던 캐릭터 브로치를 사줬다. 명목은,
 
너 방학 때 생일이지? 미리 선물 줄게 하고 ㅋㅋㅋ
 
생일선물 미리주기ㅜㅠ
 
근데 초대장 안주더라. 방학하고 전혀 즐겁지 않았다
 
솔직히 밤에 누워서 혼자 울기도했음.
 
근데 얼굴도 안보고 더이상 어떤일이 벌어지지도 않는데
 
혼자 밤마다 초대 못받은게 분해서 울고
 
지영이를 욕하면서 방학이 지나다보니
 
개학하고 나니 너무 꼴보기 싫은거임.
 
ㅅㅂ년 잘먹고 잘살아라. 이런 마인드가 되버림ㅇㅇ
 
그리고 방학 때 키가좀커서 한줄 뒷자리로 바뀌었음.
 
결국 6학년 때 까지 말한마디 안했지.
 
근데 6학년때도 같은반이 됐는데, 이번에도 짝이됨.
 
근데 지영이는 얼굴은 이뻐도 공부를 못했거든.
 
난 나름 상위권이고, 걔는 거의 꼴찌였음.
 
근데 담임이 공부 못하는 짝궁 공부알려주는 시간을
 
계속 운영해서 둘이 거의 매일 남아서 30분 문제집 풀고,
 
집에가기전에 불량꼬치 사주길래 먹고가고 했음.
 
근데 내가 사준 브로치 하는걸 한번도 못봤는데,
 
토요일날 오전수업(당시는 반공일)끝나고
 
같이 문제집 풀고, 불량꼬치 사주는데
 
왼쪽 어깨에 말괄량이 바니가 있더라고.
 
순간 기억이 스치면서 멍하니 봤는데
 
자세히 보니 바니에다가 하트스티커를 붙여놨더라고
 
내가 보는걸 알아챘는지, 이쁘지? 하고 물어보더라고.
 
난 무뚝뚝한 편이라 대답 잘 못했는데, 그 땐 왠지모르게
 
예쁘네. 잘 어울려. 해버렸다. 그리고 부끄러워서 도주.
 
그날부터 다시 지영이에 대해 좋은감정이 생겨버렸다
 
그리곤 뭐 예상하겠지만, 완전 상사병의 나날이었지.
 
이젠 나도 좀 적극적이 되서, 한번씩 편지도 줬다.
 
물론 내용은 오늘 공부내용 정리에다가 끝에 열심히해 정도
 
그렇게 지내다보니 이번 방학전에는 생일 초대장을 주더라.
 
생일 때 가서 뭘해줄까 엄청 고민 하다가,
 
지영이네 어머니가 노래방을 운영해서,
 
노래방 갔다가, 지영이네 집에서 밥먹는다길래,
 
당시 인기있던 김수희의 애모를 열창하면서,
 
문제집을 전해주기로 했지.
 
당일이 되어,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내 앞의 애들이 김건모의 잘못 된 만남,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 알이에프의 이별공식
 
이런걸 부르더라. 대충 예상가지?
 
애모 나오는 순간 쳐진다고 내노래 꺼버림ㅠ
 
그것도 지영이가 직접. 딴 남자애가 껐으면 또 싸웠겠지만,
 
결국 난 노래한곡 안부르고 멍때리다가,
 
문제집도 걔네 집에서 밥먹다말고 줬다.
 
밥먹고 다들 놀이공원 가는데 난 집에 그냥 왔다.ㅠ
 
지금도 그때 애모 연습하던거 생각하면 이불킥 시전함.ㅋㅋ
 
어찌보면 안불러서 다행일지도 모르지...
 
 
 
2부.
지영이 생일이 지나고, 9월 운동회 때 반별 단체무를 했음.
 
부채들고 한복입고 하던건데,
 
걔는 춤에 좀 재주가 있어서 메인이었음.
 
남자파트너가 하나 있어야 했는데,
 
선생님이 육성회장 아들 시켰음.ㅅㅂ
 
뒤쪽의 애들은 전부 자리 짝궁들 끼리했는데
 
결국 나는 다른 애랑 짝 부채춤을 췄지.ㅠ
 
좌절했지만, 2인3각은 나랑했음ㅋㅋ
 
근데 누가 2인3각 따위에 연습을 하겠노.
 
그러나 나는 조금이라도 같이 놀고 싶어서
 
절대 질 수 없다고 억지를 부려서 같이 연습했음ㅇㅇ
 
믿기 어렵겠지만, 그 나이 때 엄마 여성지를 훔쳐보고했음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뭐 이딴 제목의 기사들만.
 
거기서 여자는 남자의 냄새에 무지민감하다더라고.
 
그래서 지영이랑 묶을 오른다리에 엄마향수를 묻혔지.ㅇㅇ
 
바른게 아니라 묻혔음.ㅅㅂ 부었던 거지. 스킨처럼ㅇㅇ
 
그러면 내다리랑 묶인 곳에 그냄새가 옮을거라 생각했지
 
그거 한 3일 했는데, 지영이가 나보고 한말이
 
니다리에 나프탈렌 냄새난다 였음ㅇㅇㅅㅂ
 
그리고 엄마한텐 줘터졌지. 향수 사흘만에 다써서.
 
결국 운동회 때 같이 달렸는데, 당연히 1등하고
 
진짜 재밌게 즐겼던 것 같음. 그거하나로.ㅇㅇ
 
6년만에 처음 즐거운 운동회였다.
 
그리고 가족들이 와서 도시락 같이 까먹잖아?
 
난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서 부모님이 다 못오시는데
 
딱히 우울하진 않았어. 지난 5년간 한번도 안오셨으니,
 
이미 적응이 된거지.ㅇㅇ
 
그래도 어머니가 김밥을 싸주긴하셨어. 
 
그걸 가지고 혼자 먹으려는데, 지영이가 엄마랑 있길래,
 
인사 드렸지. 그러니까 나보고
 
니가 지영이 문제집 주고 공부도와주는 애냐면서
 
고맙다고 그러시더라. 근데 내가 혼자 김밥들고 있으니,
 
같이 여기와서 먹으라 하시더라고.
 
솔직히 가고 싶었는데, 지영이 동생도 울학교라 같이있고
 
옆에 잘사는 집들 같이 모여 먹더라.
 
그래서 부끄러워서 괜찮다 그러고 나왔어.
 
다들 나무그늘 잔디밭 위에서 먹는데
 
난 혼자 정글짐에 걸터 앉아서 먹었지.
 
근데 지영이가 자기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 들고
 
내옆에 걸터앉아서 먹더라. 아마 자기 뜻은 아닌 것 같고,
 
어머니께서 시킨 것 같더라. 불쌍해 보였나봐.
 
근데 막상 둘이서 먹다보니, 너무 즐겁더라.
 
방금 1등한 얘기부터, 아까 누구 넘어지더라 까지.
 
둘이 깔깔대면서 먹었다. 내때는 급식이 없어서
 
늘 혼자 도시락 먹었는데, 6년간 가장 즐거운 점심이었다.
 
그 이후로 졸업전까지 정말 행복하게 지냈다.
 
자주 둘이서 놀러도 가고, 영화도 본적있음ㅋ 우뢰매
 
근데 졸업 2주정도 남았을 때, 나보고 묻더라.
 
선물 받고 싶은거 있냐고.
 
그래서 내가 제도 샤프 받고싶다니까
 
자기는 인형이 받고 싶다더라
 
그래서 졸업식 때 주면서 고백하려고 마음먹었지ㅇㅇ
 
당시 꼬마또래? 맞는지 몰겠는데
 
펜시회사 캐릭터가 개골구리라는 개구리였음
 
용돈모아서, 당시돈으로 6만짜리 대형 개골구리를샀음.
 
3천원 샤프받고 6만짜리 선물 호구 ㅍㅌㅊ?
 
졸업식 때 행사끝나고, 그걸주면서 고백하려했지.
 
근데 왠걸...졸업식 내내 울더라. 타이밍을 놓쳤지.
 
그래서 졸업식 끝나고 집에 가기전에 횡단보도에 있더라.
 
뛰어가서 인형줬지ㅇㅇ 근데 옆에 어머니가 계시더라
 
그래서 고백못하고 돌아서서 횡단보도를 건넜음.
 
근데 그 짧은 횡단보도 건너는 동안
 
엄청나게 고민했다. 얘기할까 말까.
 
그러다가 횡단보도 다 건너고 고백했다.
 
건너편에다 대고 소리쳤지.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 ㅅㅂ
 
사귀잔 말은 아니고 그냥 좋아했다고만 말했지.
 
지금도 그날 그거 생각하면,
 
주변사람들이 초딩새끼 미쳣나 하고 생각할거 같아서
 
이불 뻥뻥찬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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