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왕 신재희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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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구나. 그러면 혹시 저를 보면서도, 저에게 지배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아니 이게 무슨, 마치 야설에서나 나오는 대사란 말인가? 내가 정녕 지금 상담을 받는 게 맞는 건가? 내가 이상한 곳에 잘못온 건가?
“네?”
선생님께서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고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신재희님께서는 저에게 지배 당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 여쭤본 거예요.”
“아…저 뭔가…오해….그…아 혹시 …아 순수하게 정말 직업정신으로 물으신 거 같긴 한데. 그 지배라는 게 단순히 주종적인 느낌이 아니라 되게 야하고 좀 더럽게 느끼실 수 있는 건데...”
“맞아요. 신재희님이 생각하신 그 부분에 대해 물어보는 거예요. 저에게 그렇게 당하고 싶으신지.”
순간 아랫도리가 단단해짐을 느꼈다. 지금 나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야동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금 이건, 현실인데 나는 ‘꿈을 꾸는 건 아닌가?’ 라는 관용어를 실제로 사용해야 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부끄럽긴 한데...이게 되게...아 뭐라 그러지....저 사실 그런 말씀하면 흥분되는 편인데. 이거 자체를 변태처럼 느끼실 것 같고. 그리고 아무리 직업 때문에 그러실지라도, 제가 이렇게 말하면 안될 거 같은데.”
“참…말이 많으시네요. 재희님.”
이제 알았다. 저 선생님은 펨돔일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금 멘트는 좀 아니지 않은가? 난 그래도 고객으로 온 거 아닌가?
아닌가?
“신재희님,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내담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거예요. 내담자는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다 보면, 본인의 더러운 면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죠. 하지만 그걸 직시해야 원하는 혹은 알고 싶은 방향을 찾을 수 있어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도 같다. 아니 그래도, ‘말이 많으시네요.’는 좀 아닌 거 같은데? ;;
“재희님이 최대한 솔직하게 모든 심정을 말씀해주셔야, 그만큼 진실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런 것 같네요. 그...솔직히 말씀드리면...네...지배 당하고 싶어요. 솔직히 선생님 정도로 아름다운 분이면 진짜...”
“거봐요. 솔직하게 말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부끄럽네요. ㅎㅎ”
“재희님이 여자에게 지배당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게 어떤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상담을 하러 오신 거예요?”
“물론 제가 조선시대 사람은 아니지만, 생물학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물리적인 힘이 강하잖아요? 그에 따라 남성스러운 남자를 선호하는 여자분들이 비율로는 더 많다고 생각해요.
“보호를 받고 싶고,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조금 더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되고 싶....그니까 제가 좋아하는 그....그쪽 용어로 플레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 걸 생각하면 뭔가 제가 이....이러는 게 맞나. 이런 성향을 이해해주는 동시에 이걸 해주는 동시에 이런 성적인 거 외에도 일반적인 기호도 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럼 재희님이 두려워 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재희님의 판타지를 충족 시켜주면서 와이프로서의 역할도 완벽히 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것 같아서인가요?”
분위가 참 묘하다. 선생이라는 호칭을 덧붙여서 더 그런 걸까.
“그렇게 말씀하시니까...어...이게 뭔가 단 하나의 문제라고만 말.....하기는 어렵고요. 물론, 제가 여태 만난 여자친구들은 저의 이런 성향을 이해해주고, 같이 즐겨줬지만...하....그니까 20대 때는 정말 여자친구 만나기도 쉬웠던 거 같은데, 앞자리가 바뀌니까 뭔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냥 모르겠어요. 물론 이런 문제가 가장 크지만, 그냥...”
말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아직 나는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은 나를 어린애 취급해주지 않는다. 어서 어른이되라고, 더이상 철부지는 안된다고 강요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재희님. 괜찮아요?”
대화의 기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방이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하더라. 내 앞에서 말을 들어주고 있는 누군가가 있으니, 말을 진실되게 할 수 있겠더라.
“정리가 잘 되지 않아요.”
“음…그러면 재희님은 재희님의 성적 판타지를 이해해주는 신붓감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 재희님이 말한 플레이를 같이 할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할 두려움이 있는 거예요?”
“아…그….플레이라는 게...어....그렇다고 말하기...아..네 뭐 그렇죠? 뭔가 20대는 막연한 자신감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 제가 사회적으로 누가 봐도 인정해줄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요. 어쩌면 성적인 고민은 차치하고, 신재희로서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사회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것이 저를 작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등받이에 등을 대던 나는 점점 자세를 고쳐 앉았다. 내가 말을 하는 동안, 나의 상체는 앞으로 점점 숙여졌다. 마치, 좌절감에 빠진 어느 남자를 상징하는 대명사처럼.
“재희님이 하고 계신 고민은 대부분 많은 분들이 동일하게 하는 생각이에요. 왜 나만 이런 걸까. 아니 나만 패배자인 걸까. 음...분위기를 바꿔 볼까요? 재희님의 주눅든 모습을 보니까, 다른 이야기로 전환하고 다시 이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아..네.”
“아까 저에게 지배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플레이? 저랑은 어떤 플레이를 해보고 싶으세요?”
방금 청각을 자극한 문장이 뇌에 도달했을 땐, 다짜고짜 무릎을 꿇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게 연재 소설이라면, 이쯤에 끊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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