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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왕 신재희 - 3

냥냥이 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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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저에게 지배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플레이? 저랑은 어떤 플레이를 해보고 싶으세요?”

 

 

 

 

방금 청각을 자극한 문장이 뇌에 도달했을 땐, 다짜고짜 무릎을 꿇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게 연재 소설이라면, 이쯤에 끊기지 않을까?

 

 

 

 

“이렇게 훅 들어오시면 제가 부끄러운데....”

 

 

 

 

남자는 자고로 다소곳하게 여자 말이나 들어야 한다고 했던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 하세요. 제가 지금 실제로 플레이를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미모는 분명한 무기다. 그게 아니라면, 난 이미 저 선생님께 홀린 것이 아닐까. 의식의 흐름이 점점 불투명해지는 것만 같았다.

 

 

 

 

“재희님, 그러면 이렇게 할까요? 재희님이 선호하는 경험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그 이야기는...엄청 길어질 것 같긴 한데...” 그러고 보니 5분만 이라는 시간은 훨씬 지난 것 같다. 보통 첫 상담은 내담자에 대해 깊게 알기 위해 긴 시간을 요한다고는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얼마나 길게, 얼마나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하는지에 대한 감은 잡히지 않았다.

 

 

 

 

“아, 비용 때문에 걱정이라면 괜찮아요. 신재희님의 이야기 자체가 순수하게 듣고 싶어졌어요. 심리학자로서랄까? 비용은 두 시간이던 세 시간이던, 한 시간 비용만큼만 받을께요.”

 

 

 

 

내가 꿈을 꾸는 게 맞는 것 같다. 저렇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다니. 나로서는 나쁠 것이 없는 제안이었기에 이야기를 시작해도 되는 걸까?

 

 

 

 

“그니까, 처음에는 이랬던 거 같아요.”

 

 

 

 

“20대 초반이었어요. 어떤 경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야동을 받게 되었어요. Yapoo라는 시리즈였죠. 그 내용은....음....저 진짜 솔직하게 다 말하는 거예요. 진짜...그냥 아무런 편견 없이 들어주셔야 해요.”

 

 

 

 

“네.” 라고 방긋 웃는 미소로 대답하는 선생님을 보았을 때, 나는 후광이란 단어를 형상화시킨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 같았다.

 

 

 

 

“그 야동을 하나 처음 받았는데, 내용이...이런 류예요. 시리즈마다 특정 직업군의 여자가 수십명이 나와요. 그래서 그 여자들이 남자를....음....하 ㅠㅠ 그니까....남자를 노예로 부려요. 어쩔 때는, 그냥 자위도구로 수십 명의 여자의 밑을 빨게 시킨다던가, 어쩔 땐, 그냥 변기로 사용해요. 남자의 얼굴에 오줌 그리고 똥까지....막 싸요...때리기도 하고. 아 그렇다고 제가 똥까지 그렇다거나 아니 뭐 아픈 건 또 안좋아해요.”

 

 

 

 

잠깐 말을 멈추어 보았다. 우리쪽 용어로 바닐라라고 칭하는 부류의 사람이 이러한 말을 들으면 변태 혹은 정신이상자라고 규정 지을 것 같다. 그게 아무리 심리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일지라도.

 

 

 

 

“네, 계속 말씀해주세요.”

 

 

 

 

포커페이스라는 어휘는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할 때 사용되는 것이라면, 현재 저 선생님은 포커페이스다.

 

 

 

 

“그게 뭐랄까....정말 엄청난 자극이었어요. 그냥 저를 한없이 낮춰서 저는 감사하게 더러울 수 있는 여자분의 보지를 빨아드리고, 얼굴로 입으로 여자분의 소변을 받고 뒤처리하는 영상이 저에게는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강력한 중독의 시작이었고, 탐닉하기 시작했어요.

 

 

 

 

한편으로는, 제가 고등학교 때도 그런 상상 또는 꿈을 꿨던 것 같아요. 마치 제가 그 야동에서 본 것과 똑같은 상황을.

 

 

 

 

제가 밑에 누워 있으면, 제가 아는 여자 아이들이 제 얼굴에다가 오줌을 갈기는 그런 꿈이요. 그냥 전 미천한 개x끼 마냥, 감사하게 그걸 성수로 받아 먹는 그런...”

 

 

 

 

내가 말하면서 이런 말을 내뱉는 것도 정신 나간 것 같고, 그런데도 흥분되는 것 같고, 에라 모르겠다 욕망에 충실한 것 같은 이 오만가지의 감정선이 오선지에 그려졌다면, 전무후무한 장르의 곡이 탄생되지 않았을까?

 

 

 

 

“아……” 말을 쉽게 이어가지 못하는 선생님이었다.

 

 

 

 

내담자가 상처 받거나 겁을 먹지 않도록 부정적인 표현은 해야하지 않을 테고, 그렇다고 마냥 이 상황을 반길 수도 없을터. 모르긴 몰라도, 이 직업을 택한 후에 나같은 부류의 상담을 하려고 온 사람은 처음 만나지 않았을까?

 

 

 

 

“흥미롭네요.”

 

 

 

 

선생님의 입에서 나오는 문장은 분명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말 투성이었다.

 

 

 

 

‘아닐꺼야. 그냥 나를 위로해주기 위한 말이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혹시 저의 보지를 빨던가, 저의 오줌도 받아먹고 싶어요?”

 

 

 

 

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간 저 선생님도 정상이 아닌 거 같다.

 

 

 

 

저 선생님이 ....막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실제로 강도 혹은 강간범이 택시 운전사를 협박해서 택시 기사를 내리게 만들고 나서, 마치 택시 기사인척 손님을 태우고 나서 으슥한 곳으로 손님을 이끌고 가서 강간하거나 금품 탈취를 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도 이해하지 않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저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전문가라기보다는 마치 펨돔인데 몰래 잠입하여 언더커버 상담사로 위장취업하지 않고서야 저런 말을 하지?

 

 

 

 

아니면 일부러 나를 떠보기 위해서? 아니면 저런 본질을 다루는 게 상담의 기본인 걸까?

 

 

 

 

찰나 별의 별 생각이 떠올랐지만 태연한 척 나는 말했다.

 

 

 

 

“음…글쎄요. 사실 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선생님께 지배 받고 싶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팩트예요. 하지만 더 나아가 말씀드리면 전 개로 비유하면 명견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누군가를 섬기고 누군가의 노예가 되어 플레이 하기에는 저도 나름 깐깐한 기준으로 주인님을 고른답니다.”

 

 

 

 

“재희님, 다 보여요.”

 

 

 

 

“네?”

 

 

 

 

“마음에도 없는 말 하는 거 다 보인다고요.”

 

 

 

 

내가 아마추어 같은 걸까. 내가 취한 행동이 심리학적으로 거짓말을 할 때 드러나는 행위를 했던 걸까. 어쨌든 결론적으로 딱 걸렸다.

 

 

 

 

“하고 싶잖아요. 왜 이렇게 계속 거짓말해요? 제가 야 빨아. 하고 제껄 가리키면 정신 못차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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