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방 처음 가서 발가락 존나 빨았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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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처럼 잠이 안 와 오버워치나 하고 있던 음울한 새벽이었다. 편의점에서 허니버터맛 아몬드랑 맥주랑 사가지고 집에 오는데, 평소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오피스텔 건물 하나가 보였다. 업소 같은 데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그 공허한 오피스텔 건물을 보고 있자니까 막연한 상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만 봐오던 후기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실장에게 전화를 건다. 자동문 번호를 알려준다. 들어가서 안내 받은 호실 문을 두드린다.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업소녀. 산뜻한 눈웃음과 방 안 가득 들어차 있는 비누 냄새. 그런 모든 상상들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실행할 만한 용기는 없었기에 다 잊고 맥주나 마시자, 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환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맥주 한 병을 비우자마자 이상한 용기가 생기는 것이었다. 새벽에는 알다가도 모를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던가? 아득한 설레임을 품으며 나는 구글을 켰다. 언젠가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던 업소들을 검색해보기 위해서였다. 여러가지 종류의 업소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나는 키스방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오피나 휴게텔 같은 오리지널로 가기에는 비용으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두려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난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키스 이상의 것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또 이 새벽에는 상업적이고 가식적인 하룻밤보다 다정한 눈길을 주고 받으며 입술의 속삭임을 나누는 게 더 어울리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서둘러 근처 업소를 찾은 뒤, 후기를 둘러보며 괜찮은 것 같은 매니저를 골라 예약했다. 예약만 했는데도 가슴 속에 새 두 마리가 파닥거리는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건 아주 강렬한 느낌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전율이 일 정도이니. 서둘러 옷을 입고 양치를 하고 택시를 잡았다. 택시 안에서, 어슴푸레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마음은 벌써부터 따뜻하고 포근한 밤에 빠져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도착한 곳은 이 도시에서 가장 활발한 번화가였다. 달빛 하나 없는 새벽에도 사람들은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동안 히키코모리 생활을 영위해오던 내게 이런 번화가는 잘생긴 남녀가 혼신을 다해 청춘을 불태우는 그런 환락의 거리였다. 무자비한 폭력과 쾌락이 난무하는 이 보랏빛 거리에서, 히키코모리인 내가, 그것도 아주 음침한 건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번화가 외곽 쪽에 위치한 건물은 언뜻 보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문을 닫은 타이어 매장 맞은 편에서 그 건물은 혼자만 빛을 받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심지어 다 죽어가는 타이어 매장조차 가로등 빛을 받고 있었는데도... 여간 음흉해보이는 게 아니었다. 나는 그곳에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과, 그 어둠 이면에 들어있는 분홍빛을 맛보고 싶은 흥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앞의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쓰는 이유는 그때의 감정이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날의 강렬한 체험과, 그녀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르는 도발적이고 충동적인 나의 기이한 행동은 처음 택시에서 내렸을 때 느꼈던 흥분이 한번에 폭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아, 도무지 잊혀지지가 않는다. 나는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런 나를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하지만 그 경험을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2
건물의 1층과 2층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잠들어 있었고 죽어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갔더니 그제야 희미한 빛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주의를 집중시키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잘 감춰놓은 불빛이었다. 그 빛이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내가 들어가려고 하는 장소가 더 은밀하고 부도덕한 것일수록 쾌감이 짙어지는 것이었다.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눌렀다. 침묵. 그 긴장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다시 돌아갈까, 하고 몇 번이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서, 차라리 엉뚱한 건물을 찾아온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나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때마침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정신을 무너뜨렸다.
"뒷번호"
문 안 쪽에서 남자가 딱딱하고 사무적인 목소리가 말했다.
휴대폰 뒷번호를 말하라는 건가?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 번호를 알려줬다. 다시 침묵. 긴장은 계속 이어졌다. 잠시 뒤 문이 열렸다. 실장처럼 보이는 사내가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아까 그 권위적인 말투의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의 환대였다. 나는 당당한 척, 경험이 많은 척하며 들어갔다. 주위를 둘러보며 무언가를 평가하는 듯한 표정으로 사내의 미소에 응했다. 따분하시죠? 하고 안부를 묻는 재치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 속에선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걸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내 미숙한 태도를 눈치챈 듯 실장은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를 구석에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참, 양치는 하셨습니까?"
"네. 집에서 하고 왔습니다. 괜찮아요. 냄새는 안 날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매니저가 올 겁니다. 계산을 선불입니다."
다시 차가워진 목소리. 초짜에게 더 잘해줄 필요는 없다는 오만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돈을 지불하고 검은 색 쇼파에 걸터앉았다. 침대처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침대형 쇼파였다. 앞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 입냄새 제거용인 듯한 레몬맛 사탕과 물티슈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그 물티슈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이것의 용도에 대해서. 기분 좋은 예감으로 가득찬 순간을 상상했다. 조명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손바닥의 굳은 살까지 보일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살짝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작은 방. 검은 쇼파. 물티슈가 올려져 있는 동그란 테이블. 주황색 조명.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협주곡. 온몸이 흥분으로 들썩였다.
#3
매니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고작 1분 정도 지났을 뿐이지만 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마도 양치를 하고 있는 중이거나 손님에게 약간의 긴장감을 안겨주기 위한 소박한 전략이었을 것이다. 조금 조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는 이 기분을 즐기기로 결심했다. 이런 긴장되는 순간을 언제 즐겨보겠는가. 온라인 게임에서 여성 유저와 보이스채팅을 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들리세요?"라고 물었을 때 여성유저의 "네 들려요"라는 대답은 나를 몹시 흥분시키곤 했다. 여자의 목소리엔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법이다.
#4
이제 2분이 지났을 뿐인데도 나는 긴장이 돼서 죽을 지경이었다. 이 시간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고 즐겨보겠다는 생각은 이미 산산조각이 난 뒤였다. 극심한 고통과 긴장감. 곧 있으면 들려올 노크 소리를 상상하면 심장이 덜컹덜컹거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까. 양치를 했는데도 입냄새가 나면 어떡하지. 키스는 어떻게 하는 거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등등 온갖 시뮬레이션을 계획하며 초조함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모든 것이 별무소용이었다. 나는 아까 전화예약을 할 때의 감정을 "가슴 속에서 새 두 마리가 파닥거리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 두 마리가 아니라, 거대한 몽골 매 한 마리와 그것을 뒤쫓는 수백 마리의 까마귀들이 내 가슴 속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다녔다. 새들의 울음소리가 모여 만들어 내는 깊고 웅장한 화음. 방대한 울림... 버텨낼 도리가 없었다. 벌써부터 나는 기진맥진 해 있었다.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 어쩌면 수술대 위에 누워 있는 나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의사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두개골을 갈라서 뇌를 끄집어 낼 겁니다. 수면마취를 하면 안 되니까 의식이 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뇌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초긴장되는 절정의 순간. 서걱서걱. 지잉... 내 두개골을 뚫고 갈라내는 소리...
#5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왔구나. 나는 청바지를 마구 문지르면서 손에 난 땀을 닦아냈다. 들어오세요.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눈웃음을 짓고는 조명의 밝기를 살짝 낮추었다. 조절할 수 있는 거였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 도중에 그녀는 재빨리 내 옆에 앉았다. 계속되는 눈웃음. 조명은 약간의 무드만 남겨둔 채 완전히 어두워졌다. 가까이서 봐야만 얼굴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음흉한 조명이었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는 예뻤다. 나에겐 너무 과분한 얼굴이었다. 어깨를 덮는 고운 머릿결이 반짝거리고 있었고 자극적인 샴푸향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 어루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얀 원피스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등은 망사재질로 되어 있었고 올렸다 내릴 수 있는 자크가 달려 있었다. 잔뜩 모은 가슴. 불편한지 계속 기우뚱 거리는 하이힐. 하얗고 고운 발목. 모든 것이 완벽했다.
#6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친절하게도 그녀가 먼저 이것저것 말을 걸어주었기 때문이다.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취미생활이나 직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나는 집에서 게임만 하는 은둔형 인간이기 때문에 딱히 할말이 없었다.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많은 이야기들을 지어내야 했다. 그녀의 눈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오로지 입술, 입술만 보고 이야기했다. 촉촉한 입술. 육즙이 잔뜩 고인 사과맛이 날 것 같은 빨간 입술. 어서 빨리 핥고 싶었다. 빨고 싶었다. 입술이 부르트도록 빨아대고 싶었다. 내 욕정 가득한 눈빛을 그녀가 눈치챈 것이었을까. 그녀는 하던 말을 멈추고는, 얼굴을 내 코 앞에 갖다대었다. 초근접한 상태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이컨택은 3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눈을 내리깔았기 때문이었다. 그 맑고 투명한 사랑의 눈길을 어떻게 3초 이상 처다볼 수 있단 말인가? 여자와 이렇게 오랫동안 눈을 맞춰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소리내어 웃은 뒤, 가녀린 손을 내 허벅지 위에 살포시 올렸다. 내 바지 아래께가 묵직해졌고, 온몸에 따뜻한 뭉게구름이 퍼져나갔다. 벌써 그때부터 내 심신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7
처음엔 부드러운 입맞춤부터 시작했다. 내가 혀를 집어넣으려고 할 때마다 그녀는 입술을 떼고 눈웃음을 지었다. 여우 같은 년. 그러나 나는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한껏 애교를 부린 뒤 다시 입을 맞추었다. 애간장이 탔으나 어쩔 수 없었다. 주도권은 그녀에게 있었다.
그녀는 잠깐 입술을 떼고 나를 다시 한 번 뚫어지게 처다보더니, 내 젖꼭지를 어루만졌다. 날아갈 듯한 기분. 이번에는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갑자기 내 목덜미를 팔로 휘감더니 입술을 붙였다. 그녀가 먼저 혀를 집어 넣었다. 깊숙이, 내 목구멍 안 쪽까지 긴 혀를 집어넣고 마구 휘저었다. 아, 이게 여자의 혀인가. 두툼하고 촉촉한 혀. 너무나도 탱탱해서 혀와 혀가 부딪힐 때마다 탄력있는 리듬감이 느껴졌다. 끊임없이 휘젓는 그녀의 혀. 뱀이다. 그녀는 뱀 인간이다.
#8
내 입술의 위 아래를 마구 집어 뜯더니, 돌연 발정난 처녀귀신처럼 나를 덮쳤다. 쇼파를 침대 모양으로 바꾸고, 내가 아래에 누워 있고 그녀가 내 위에 올라왔다. 살짝 눈을 떠 보니 그녀의 얼굴은 시뻘개져 있었고 광기와도 같은 기색으로 내 입 안을 유린했다. 그녀도 흥분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연기였던 것일까?
그녀는 내 잇몸, 혀 아래, 입천장, 볼 안쪽을 차례차례 핥아주기 시작했다. 거칠면서도 정성스러웠다. 나도 차츰 적응이 되자 그녀의 잇몸과 입천장 등 내밀한 부분들을 애무해주었다. 첫키스를 이렇게 격렬하게 해버리다니.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옆으로 누워서 키스를 계속했다. 그녀는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았다. 타이트한 원피스가 말려 올라가면서 두툼한 허벅지와 은색 팬티가 드러났다. 나는 왼손으로 그 통통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점점 커지는 신음소리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머릿속이 하얘진 탓에 신음소리 같은 건 신경 쓰지 못했던 것 같다)
#9
그녀가 내 턱과 목, 귀 안쪽을 빨아주었다. 나는 더 쎄게 빨아달라고 부탁했다. 귀 안에 혀를 집어넣고 힘껏 빨아당겨 압착시켜 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해주었다. 귀에다 침을 뱉어 달라고 했다. 그녀는 귀에 침을 뱉어주었다. 내 입에도 침을 뱉어 달라 했으나 그건 싫다고 했다. 나는 다른 것들도 이것저것 부탁했다. 그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은, 그녀가 내 코를 빨아주는 것이었다. 코 안에 혀끝을 집어넣고 침을 잔뜩 바르자, 그녀의 알싸한 침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나는 그녀를 눕힌 뒤, 입을 크게 벌리게 했다. 입 안에 손을 집어넣고 혀를 유린했다. 손으로 혀를 주물렀다. 침을 끄집어 내서 내 입에다 넣었다. 입을 더 크게 벌리게 하고 내 코를 집어 넣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내 행동이 지나쳤다는 것을 나도 인정한다. 내게 구강페티쉬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는데, 그래도 그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정당화할 생각은 없다. 그녀는 갑자기 나를 무서워 하는 것 같았다.
#10
손으로 대딸 마무리를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녀는 거절했다. 원래는 다 해주는 건데, 아마도 내 지나친 변태행위 때문에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해주기 싫었던 모양이다. 키스를 하면서 나는 조금씩 반성하고 있었다. 벌써 40분 째 키스를 하는 중이었다. 침이란 침은 내가 모조리 핥아먹고 내 입과 코 주위에 다 발라버렸기 때문에, 그녀의 입은 메말라 있었다. 메마른 입으로 키스를 하자니, 냄새도 슬슬 역해지고 촉촉한 느낌도 없어서 시들해지는 참이었다. 그녀가 먼저 입을 뗐다. 내가 다시 키스를 하려고 하자 고개를 돌렸다. 나는 포기하고 일어나서 앉았다. 티슈로 입술을 닦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 5분의 시간. 우리에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침묵이다.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계속 쳐다보았는데, 이번에는 그녀가 내 얼굴을 처다보지 못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서 티슈로 입술만 계속 닦고 있었다.
#11
시간이 10분이나 남았는데, 나는 더 할 말도 없고, 키스도 끝났고, 손으로 마무리 해줄 것 같지도 않아서 담배를 나눠피고는 이제 그만 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화색이 돌더니 얼른 일어서서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다시 애인처럼 착 붙어서 수고했다는 내게 말도 해주었다. 가식적인 년 같으니라고. 그럼 다음에 또 보자는 의례적인 말과 함께 그녀는 하이힐을 고쳐 신었다. 그리고 뒤돌아서는 순간, 나는 그녀의 발목을 보고 말았다.
#12
사실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나에겐 발페티쉬가 있다. 여자의 발만 보면 사족을 못 쓴다. 내 평생 소원이 여자 발냄새 한 번 맡아보는 것이었다. 서로 작별을 고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그 거룩한 순간. 나는 그녀의 예쁘고 가녀린 발목을 보고 욕정이 솟구치는 걸 느꼈다. 시간은 10분이나 남았다. 그 시간은 온전히 손님의 것이다. 나는 대뜸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은 뒤, 다시 그녀를 쇼파로 데려갔다. 그녀를 눞힌 뒤, 하이힐을 벗겨내고 발바닥을 내 코에 댔다.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으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발가락 사이사이의 냄새를 맡고, 뒤꿈치의 각질을 정성스레 핥아주었다. 눅눅한 침으로 각질을 다 벗겨내줄 요량이었다. 발바닥을 혀 전체로 부드럽게 애무하고, 발가락 사이사이에 혀를 집어넣고 미친듯이 핥았다. 깨끗하고 고운 발. 엄지발가락부터 새끼발가락까지 하나하나 입에 넣고 빨아주었다. 반대쪽 발은, 내 손가락을 발가락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깍지를 꼈다. 미칠듯한 쾌감. 왜 이걸 진작하지 않았는가. 한 시간 내내 빨아댈 수 있었는데! 나는 바지를 내리고 내 물건을 마구 흔들었다. 스스로 마무리하는 것도 못하게 하진 않았으니까. 그녀는 포기한 듯 가만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꽤 순종적인 여자다. 나는 그녀를 엎드리게 한 뒤, 양 발바닥을 모으고 그 위에 정액을 마구 흩뿌려주었다.
#13
그 후로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업소를 자주 다니는 베테랑이 되었지만 그때의 기이한 행동을 다시 한 적은 없다. 여전히 발페티쉬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저 샌들을 신고 지나가는 여자의 발을 훔쳐보는 정도지, 예전처럼 빨고 싶다거나 냄새를 맡고 싶은 충동은 이제 없다. 그때 모든 것을 폭발시켰기 때문에 그 짓거리에 환멸을 느끼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끔은 내 첫키스였던 그녀가 생각난다. 그녀의 혀와 축축한 침과 하얗고 길쭉한 발가락이 그립다. 한 여자의 내밀한 부분까지 모조리 맛본 그 강렬한 경험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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