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아닌 사람과의 첫 섹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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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빠의 여친을 보고 나니 이 관계를 정리해야겠다 싶었다. 근데 정리랄 것도 없는 게, 그 날의 섹스 이후 뭐가 없었으니까. 그냥 이렇게 흐지부지 되나보다 했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일이 있어서 우리 동네에 와 있다고, 잠깐 보자고.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봄날,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그 오빠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좋은 배경이 무색하게 정말 불편하고 어색했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돌직구를 날렸다. 니가 좋다, 우리 만나자.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여친이랑 헤어졌어? 당시만 해도 꽤 순진했던 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잠자리는 상상할 수 없었다. 섹파라는 건 더더욱. 그날 밤 일은 그도 술김에 저지른 실수 정도 일거라 여겼다. 그래서 당연히 이런 말을 하는 그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나 싶었다.
하지만 그는 여친과 당장 헤어질 순 없지만 나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게 뭔 개소린지. 그 오빠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다시, 그 날 좋았잖아, 난 진심이었어, 너도 같은 생각 아니었어? 라고 물었다. 여친도 있는 놈이 진심은 무슨. 오빠의 진심이 뭔지 모르겠고 여자친구 생각해서라도 이러지 말라고 하며 일어났다. 헤어지고 오면 나랑 사귈거야? 라는 그의 물음에 내가 아무 말 못 하자, 그가 내 볼을 꼭 그날처럼 한번 꼬집었다. 귀염둥이, 넌 왜 이렇게 귀엽냐, 학교에서 보자, 라고 하고 그는 떠났다.
그 무렵 이러저러한 복잡한 사정으로 나 혼자 자취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당연히 학교 앞으로 집을 구해야 하는데 학기 중이라 괜찮은 방은 이미 거의 나갔고, 이사해야 할 날짜는 촉박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스터디원들이 장난식으로, 그 오빠네 원룸 건물엔 남는 방 없냐, 이웃사촌 해라 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그 오빠는 공실 있는지 집주인에게 물어봐야겠다 하다가 진짜로 물어봤고, 모두가 상상하는 대로 마침 공실이 하나 있었고, 내가 그 집으로 이사 들어가게 되었다. ^^^^^^^^ 사실 그 곳이 재학생들 사이에선 가성비 괜찮은 곳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재고 그럴 게 없었다. 그렇게 우린 같은 건물, 하필 또 같은 층에 살게 되었다. 바로 옆집은 아니고, 201호와 205호 이런 식으로 층만 같고 호수는 떨어진 집. 그리고 난 짐작하고 있었다. 그와의 관계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가 시작이라는 것을.
이사 들어온 날, 그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이제 날이 더워지는데 자기는 오늘 에어컨 청소를 했다면서 내것도 청소해 주겠다고. 조금 후 오빠가 뭔 연장 같은 걸 들고 내 집으로 왔다. 에어컨 필터를 빼서 물로 씻고, 속 뚜껑을 열어서 곰팡이 제거제도 뿌렸다. 팔을 높이 뻗어 일하는 남자의 모습은 참 섹시하다. 오빠가 입고 있던 옷이 농구할 때 입는 박시한 민소매라서 자연스럽게 팔뚝에 눈이 갔다. 겨드랑이 사이로 속살도 힐끔힐끔 보이는데 그걸 훔쳐보는 게 또 무척 재미났다. ㅎㅎㅎ
일을 마치고 손을 씻고 오더니 오빠는 의자에 앉았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우린 둘만 있으면 대화가 뚝뚝 끊기고 어색했다. 잠깐 정적이 왔을 때, 오빠가 갑자기 내 손을 잡고 자기 바지 위 물건에 갖다 댔다.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나른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면서. 금방이라도 바지를 뚫고 나올 듯 한 게 느껴졌고, 내게도 이젠 이성은 사라지고 본능만 남아있었다. 빨리 그를 받아들이라고, 밑이 간질간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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