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의 추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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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33살 게임개발 회사 다니는 아재야. 친구들한테도 꽁꽁 숨긴 내 비밀이야기를 해볼까 해.
썰 첨올려서 잘 몰랐는데 여기 자동저장되네. 내멋대로 쓰다보니 재미는 없고 길기만 한듯 ㅋ
써놓은게 좀 있는데 리뷰하고 올리는데만해도 시간이 좀 걸린다. 나 분명 경고했으니 지루할것 같으면 욕하지말고 그냥 뒤로가셔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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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 보통 하루종일 앉아서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고 사생활도 없거든. 여친이랑 진즉에 깨지고 밤새기 일쑤니 야식먹고 살만 뒤룩뒤룩 쪘어ㅠ
이제 운동도 하고 사람답게 살라고. 그래도 지잡대 나와서 이정도면 돈은 좀 만졌지.
공부는 못했는데 코딩하고 게임은 내가 전교에서 젤 잘했다ㅋㅋㅋ
당시 나는 군대도 안가고(면제) 4학년 2학기때부터 백수생활 하고 있었어. 오해하지마 지금은 건강해 ㅎㅎ
이바닥 좁아서 이정도만 이야기해도 내가 누군지 아는사람 있을것 같은데. 암튼.
한날은 아버지 친구분 아들이 회사차린다고 가서 허드랫일이라도 하라고 해서 거기 출근하게 됐어. 거기서도 빌빌대고 있었지. 일이 어려운게 아니라 재미가 없었어. 근데 옆 사무실이 게임개발하는 회사더라. 슬쩍보니 개재밌겠는거야. 거기 들어가고싶어서 안달났었지. ㅂㅅ 처럼 괜히 기웃거리고 그랬다ㅋ 우연히 거기 팀장이랑 같이 담배피다 대화좀 나눴는데 내가 잘하는척 이빨좀 털었거든.
몇일후 팀장이 물어보더라. 이왕 이렇게 된거 게임개발할 생각 없냐고 그러네? 바로 넙쭉 절했다.
그 팀장새끼가 진짜 개 천재였는데 나 입사하고 얼마안있다가 다른데로 팔려가버린거야. 남은 팀원 몇이서 몇년 개고생했어 나머지는 다 들러리ㅆㅂ. 그후에 정신이 좀 없긴 했는데 일이 될라그랬는지 우리회사가 다른회사에게 팔리고 상장도 해서 스톡옵션으로 생각지도 않게 나한텐 꽤 큰돈 벌게 됐어.
어찌보면 어린나이에 잘풀린건데 여자만날 기회도 없어서 매일 집에서 ㄸ만 잡고 있었어. 아 회사 여직원이랑 썰도 있었는데 걔 힘들다고 그만두면서 끝났어 그건 반응보고 올릴께. 그래도 이때까진 뚱뚱하진 않았다ㅋ 주말없이 새벽에 퇴근하고 에효 그때는 어떻게 그랬나 싶어. 운동을 꿈도못꾸고 쇼핑은 동생이 대신해주고 완전 일벌레로 산거지. 그래도 성욕을 풀긴 풀어야 하잖아? ㅇㅍ고 ㅇㅁ고 그런데도 많이 갔어.
그러다가 발 들인게 ㅈㄱ이야. 이거 진짜 개꿀이더라. 근데 너희도 알다시피 마음맞는 사람 구하기 쉽지 않아. 맘에 드는애가 있어도 장기로 가기 쉽지않더라. 최고 많이 본 애가 3번인데 볼때마다 자꾸 가격을 올리는거야 ㅆㅂ.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차라리 돈을 더 쓰고 스폰녀를 구해야겠다 생각했어. 호기롭지 않냐?
뉴스에서만 듣던 스폰인데 시세가 얼만지 어떻게 구하는지 모르잖아. 인터넷 뒤졌지뭐. ㅆㅂ생각보다 너무많이 비싼거야.
왠만하면 월 몇백에서 몇천이 넘어. 장난하나 내 월급이 얼만데. 그래서 아버지몰래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좀 팔았다 ㅋㅋ
형님들은 어디서 잘 구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컴퓨터에 앱 모조리 깔아놓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어. 은근 반응 좋더라. 일주일만에 한명 만나보기로 했어. 일단 커피숍에서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모텔가고 그날은 15주고 서로 결정은 나중에 해서 알려주는 식으로 하자했는데 안되면 ㅈㄱ 한셈 치면 되니까 잃을꺼 없다 생각했어.
왠지 기분이 이상하더라. 내가 무슨 갑부집 아들 된것마냥 묘한기분 드는거야. 정장입고 샵에가서 머리까지 하고 갔다. 진짜 떨렸어. ㅈㄱ하고는 차원이 다르더라. 첫 만남은 그저그랬어. 사진처럼 외모는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 전혀 안통하는거야. 직장인이라는데 좀 의심스럽더라. 돈주고 하는거지만 성격도 맞는사람이면 좋겠다 싶어 보류했어. 결국 모텔은 안가고 차비하라고 2만원 주고 집에왔어. 집에오니 자괴감 쩔더라. 내가 무슨짓 했나 싶고. 그래서? 다른사람 찾기로 했어 ㅋㅋㅋ 칼을 뽑았는데 함 해야지.
고딩들도 지원 많이 했는데 그건 범죄라 못하겠는거야. 그래서 고딩들 거르고 이왕 구하는거 나보다 어려야 하니까 거르고 하다보니 대학생 몇명 남았어. 사진 보낸애중에 젤 이쁜애랑 약속을 잡았어. 사진만 보면 조보아? 닮은 진짜 이쁘고 하얀 아이였다. 이날은 크게 기대는 안한것 같아. 못믿을게 사진이잖아? 그래도 또 떨리데.
실제 만나보니 사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쁜거야. 평범하고 인기많아보이는 여대생인데 왜 이런거 하나 싶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내동생보다도 훨씬 어린앤데 사연 들어보니 너무 딱한거. 부모님은 둘다 돌아가시고 고딩 남동생이랑 사는데 동생 대학 보내려면 자기학비는 자기가 벌어야 한다더라고. 대학 입학하자마자 알바 2개씩 하고 버텼는데 얼마전 과로로 쓰러졌었다고 하더라. 너무 힘들어서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호기심에 나한테 연락했데. 나는 이런거 지원하는 애들은 다 노는애들이거나 그럴줄 알았거든. 근데 얘는 전혀 아닌것 같은거야. 그래서 더 막 못하겠는거 알아? 인생선배로 조언도 좀 해주고 사는얘기도 스폰 이야기는 서로 안했어. 시간이 훌쩍 지나더라. 문제가 이제 슬슬 모텔로 가야할 시간인데 내가 가자고 말을 못하겠는거야. 얘한텐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고 이제 갓 대학생인데 내가 더럽히는것 같고 그랬다. 그냥 솔직히 얘기했어. 나도 처음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우리 이른 저녁먹고 들어가자.
그말듣더니 오빠는 착한사람 같은데 그래도 처음 만나서 모텔가자고하면 못갈것 같았다고 안도의 한숨 쉬더라. 얘는 도대체 왜 지원한거야? 싶은데 귀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마음이 좀 그랬어.
돼지갈비집에서 저녁 먹고 일찍 헤어지려고 했어. 조금 아쉽긴 했는데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왜 주제넘게 스폰녀를 구하려고 했을까 후회도 됐고. 지하철역쪽으로 가는데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불쑥 미안하다고 해버렸다. 나도 앞으로 안할테니 너도 그런생각말고 동생한테 떳떳하게 살아라 그런거였던것 같아. 그랬더니 얘가 고개를 휙 돌려 다른데를 보는거야. 뭐지? 싶어서 봤더니 눈물이 그렁그렁 하더라. 그냥 멍하니 서있었던것 같아.
"오빠같은 친오빠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는거야. 얘 상황이 갑자기 오버랩 되면서 맴찢. 앞으로는 그런생각 안하겠다 하더라고. 힘든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하고 받기 싫다는거 억지로 5만원 쥐어 보냈어.
집에와서 생각하니 헛웃음 나더라고. 나도 안하기로 맘은 먹었는데 다음날되니 또 생각이 나는거야. 한명만 더 만나볼까? 그런생각 ㅎㅎ
지영(가명)이랑은 계속 연락은 하고 지냈어. 당분간은 회사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바쁘게 지냈던것 같아. 그러다 아버지한테 주식판게 걸린거야. 우리아버지 대노하시더라. 그 큰돈 어디쓸라그랬냐면서 대노하시는데 통장잔고 보여드리면서 아직 안썻다면서 대들했어. 내가 당시에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2005년식 똥차를 끌고 다녔거든. 갑자기 변명한게 아버지 좋은차 한대 사드리고 싶었다고 했더니 급 좋아하시더라ㅋㅋㅋㅋㅋ 나는 아버지차 또 물려받음 되니까 아버지꺼 한대 사자고 하면서 수습하고 훈훈하게 끝났지. 말나온김에 그주 주말에 아버지랑 같이 차 보러 돌아다녔어. 고급차 매장으로 가시더라. 있는돈만큼 내고 나머지는 할부했다. 아버지는 몇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들한테 아들이 차사줬다고 자랑하셔ㅎㅎ 나의 호기로운 스폰녀 구인은 그렇게 끝이 난거지. 지금생각해보면 잘된것 같아.
그때가 지영이 처음 만나고 두달쯤 지났을때였던 것 같은데 중간중간 자기 새 알바구했다고 사진도 찍어보내고 나도 그돈으로 차 사드렸다고 하니 잘했다고 좋아해 주더라. 친한오빠 동생으로 통화도 하고 지낸것 같아. 서로 시간이 안맞아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보고싶긴 했어. 지영이는 생각보다 반듯하고 당찬애였거든. 마음은 있어도 나이차가 너무 나서 다가가기 힘들다는게 문제였지. 열살 많은 아재를 누가 좋아하겠어. 게다가 우리만남의 시작이 좀 그렇잖아. 그거 만회하려고 최대한 건전한 대화만 했지. 내가 뭐 상담해줄만큼 잘 산 인생도 아니고 해서 그냥 얘기들어주는 정도였던것 같아. 그러다 추석연휴가 됐어.
우리는 친척이 별로 없어서 수원에 있는 큰댁에 하루 다녀오면 땡이거든. 그해 추석엔 휴가껴서 아버지 친구분 가족이랑 여행 가자고 하시는거야. 나는 그때 회사에서 출시임박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못가니 동생이랑 셋이 다녀오시라 했어. 연휴 명절에 집에 혼자있는기분 알어? 진짜 만사 다 귀찮아서 밀린늦잠자고 밥도 안먹고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만 있었어. 그러다 갑자기 지영이 생각이 나데? 그래서 바로 톡 보냈지. 내가 명절에 혼자 남았다고 밥이나 먹자고 했어. 그랬더니 바로 콜하더라. 근데 명절에 동생두고 나오면 좀 그렇잖아. 그래서 동생도 같이나오라고 했어. 자기 혼자 나가려니 동생이 마음에 걸렸었다며 엄청 좋아하더라. 뭐먹고 싶냐했더니 고기먹고싶다고 하길래 내가 소고기 쏜다했어 ㅋㅋㅋ
아뿔사 만나서 바로 후회했어. 지영이 동생 혼자 한 6-7인분은 먹은것 같아. 고기먹으면서 공깃밥 같이 먹더니 끝에 냉면도 시켜 시켜먹데. 진짜 제대로 먹더라. 계산하는데 우리 가족 넷이 먹은것보다 두배는 더 나온거야 대박. 지영이가 같이 내자는거 가오떨어질까 내가 낸다고 했어.
"지영아 동생 고기좀 자주 사줘~ 이렇게 잘먹는데~"
"오빠? 저 돈 없어요~ 오빠가 또 사주세요~ ㅎㅎㅎ"
후식은 지네가 쏘겠다고 해서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거든. 동생은 아이스크림도 두개 먹더라 ㅎㅎㅎㅎ
차로 집앞에 데려다줬는데 좀 놀랬어. 지은지 얼마 안된 좋은 아파트에 사는거야. 좋은데 산다고 막 그랬더니 부모님이 물려주신거라더라.
동생이랑 같이 있어 그런지 지영이는 더 밝은모습 보이려고 노력하는것 같았어. 부모님얘기 나오자마자 바로 표정고치더라.
나이는 어려도 속깊은 누나라고 생각했어. 내려주고 인사하고 출발하려는데 뒤에서 지영이가 차를 탕탕 치는거야.
"어 왜 뭐 놓고갔어?"
"아뇨 오빠. 올라와서 차한잔 하고 갈래요? 동생이 그냥 보내기 미안하다고 하네요"
주차장에 차 세우고 올라갔어. 나도 집에가서 할게 없었거든. 집구경도 하고싶고 사는것도 보고싶고 그렇더라.
집에 들어갔는데 진짜 얘 성격이 보통아니구나 싶었어. 집이 너무 깔끔한거야. 서장훈네집이 이정도일까 생각들더라니까.
동생이 여기가 자기방이라고 보여주는데 남자애 방인데도 진짜 깔끔하더라. 불쑥 찾아간거니 미리 치운것도 아닐테고 진짜 깨끗했어.
안방이 지영이가 쓰는방이었는데 들어가니 좋은냄새가 확~ 나는거야. 상쾌한 스킨?향수? 그런향이 나더라고. 나도모르게 침대에 누울뻔 했어.
다들 그거알지? 이렇게 깔끔하게 사는사람 침대는 만지기만해도 불쾌해 하는거? 그래서 대충 휙 보고 나왔어.
진짜 얘가 여자같고 아랫도리도 조금 불끈대고 그러는거야. 과일깍아서 다과랑 내오는데 진짜 이뻐보였어. 내가 나이많은게 참 야속하더라.
"지영이는 남자친구없어?"
차마시다가 슬쩍 물어봤어. 그랬더니 동생이 히죽히죽 웃으면서 지 누나 얼굴 내얼굴 번갈아 쳐다보는거야. 지영이는 하지말라고 동생한테 막 뭐라하고. 딱 현실남매더라.
"오빠 저 남자친구 없어요. 오빠도 알잖아요"
"아니? 나 모르는데? 우리 그런 한번도 안했잖아"
"형~ 누나 얼마전에 고백받았어요ㅋㅋㅋㅋ 누나 인기 엄청 많아요 ㅋㅋㅋㅋ"
동생이 그렇게 말하니 지영이 얼굴이 빨개지는거야. 이유도 없이 내 마음이 갑자기 철렁 하는거지ㅠ
"오~~ 지영~~ 괜찮은 사람이야? 누군데?"
어버버 말을 잘 못하고 있길래 그냥 더 안물어봤어. 물어봐 뭐해 내 마음만 씁쓸하지.
같이 티비보다가 시간이 조금 늦어지는것 같아서 나는 집으로 가야겠다고 하고 나왔지. 나오는길에 동생한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용돈주고 나왔는데 동생도 안받으려고 끝까지 그러는거 겨우 주고 나왔어. 현관문 열고 나서는데 나 좀 어른스러운것 같아 뿌듯하더라 ㅎㅎ
지영이는 주차장까지 바래다준다고 같이나서고 동생은 깍듯이 인사 하더라. 둘다 가정교육도 잘받은것 같고 사이도 좋아보여서 왠지 마음이 좀 놓였어.
"오빠. 오늘 저녁 너무 감사해요"
"아냐 동생이랑 잘먹는거보니 나도 마음이 좋으다. 동생도 의젓하고"
"아뇨 아직 철이 없어요. 쟤 돈 많은데 용돈까지 주시고"
"ㅎㅎㅎ 뭘 그정도는 할수있지"
"오랜만에 누가 집에 온것 같아요. 다음에 오시면 제가 맛있는거 해드릴께요"
"알았어~ 그럼 다음에 또 초대해줘~ㅎㅎㅎ"
차 앞으로 와서 인사하고 가려는데 지영이가 뭔가 머뭇거리는게 뭔가 할말이 있는거 같은거야. 그래서 잠깐 차에 탈래? 그랬더니 바로 타더라.
뭔가 묘한 기류가 흐르는데 다들 뭔지 알꺼야. 그 쪼밋쪼밋한 기분 ㅋ 혹시 얘가 나 좋아하나? 그런생각도 솔직히 했어.
밖으로 나가니 갈만한데가 없어서 그냥 갓길에 세우고 물어봤어.
"뭐 할말있는것 같은데 그냥 편하게 해봐"
"......"
잠시 말을 안하고 반쯤 고개 숙이고 뭔가 생각하는것 같더라. 근데 역시나 내가 생각하는건 아니었어.
"저기...오빠. 제가 부탁이 좀 있어서요"
듣고나니 진짜 별거 아니었는데 나한테 부탁하기가 힘들었나봐. 내일 시간되면 같이 찜질방에 가줄수 있냐는거야.
동생이 남자라 자기가 못해주니 같이 목욕하고 등밀어주고 해주면 안되냐고 하더라고.
아무리 연연생이어도 누나는 누난가 싶더라.
"당연하지~ 나도 어차피 내일 할거 없어 심심했는데 잘됐다!"
진짜 아무렇지 않은척 하면서 말했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는거지. 동생아끼는마음이 기특하기도 하고 아빠의 빈자리까지 걱정하는게 속깊다 싶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면서 목이 턱턱 막히는거야. 명절이라 더 그랬던것 같아.
어린나이에 둘만 남고 친척들도 다 연락 끊기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어.
눈물이 막 흐를라 그러는데 내가 지영이 앞에서 울기는 좀 그렇잖아? 그래서 담배한대 핀다는 핑게로 차에서 내려서 담배피면서 진정했어.
차안을 보니 지영이는 울고있더라. 고3때 부모님 돌아가시고 쉽지않았을텐데 그래도 인서울 대학도 들어가고 했다는게 참 대견해 보이더라.
들어가서 살짝 안고 다독여 줬어. 쪽팔림이고 뭐고 나도 참았던 눈물이 뚝뚝 흐르고.
근데 그거 알아? 막 우는거 다독여 주다가 눈물 닦아주고 하다보면 엄청 이뻐 보이는거?
휴지 꺼내서 내가 눈물닦아주는데 눈이 똭~ 마주쳤거든. 진짜 그때는 너무너무 이뻐서 도저히 못참겠더라.
잠시 아이컨택하다가 스르륵 입을 맞춰버렸다. 맞아. 10살이나 나이많은 아재가 저질러버린거지.
지영이는 첨엔 살짝 놀라더니 몇초 안되서 이내 받아주더라.
진짜 너무 달콤하고 너무너무 짜릿한거야. 전기가 찌리릿~ 눈앞이 번쩍번쩍~ 막 그러더라. 마치 첫키스 마냥 몸도 덜덜 떨렸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때 결심한것 같아. '앞으로 내가 지영이를 지켜줘야겟다'
천천히 입술을 땠는데 지영이는 아직 눈을 감고 쌔근쌔근 숨을 쉬고 있더라. 그거보고 또 천천히 입술을 갖다댔어.
두번째는 확실히 더 뜨겁고 길게 키스를 나눈것 같아. 하지만 더 진도를 나갈수는 없었어. 마치 내가 순진한 애를 어떻게 하는것 같았거든.
둘다 마음을 좀 진정시키고 가만히 손을 잡고 있는데 지영이가 먼저 입을 열었어.
"오빠. 저 진짜 호기심에 연락한거였어요. 그런거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지영이는 스폰때문에 나한테 연락한게 아직도 마음에 걸렸나봐. 사실 따지고보면 내가 더 나쁜것 같아 마음이 괴롭더라.
"응 알아. 나도 호기심에 그래본거야"
"알아요 오빠. 오빠 첨 만난날 오빠는 그런사람 아닌거 알았어요"
"나도 알아. 너도 그런거 아닌거. 그럼 우리 서로 비긴거네?"
"맞아요. 저 진짜 그날 후회했는데 오빠가 마지막에 그리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나도 너 아니었으면 더 막나갔을지도 몰라. 나도 고마워"
집에 데려다주면서 지영이는 잘가라면서 내 볼에 쪽`하고 뽀뽀를 해주고 내렸어.
집에 오는 내내 볼이 얼얼하더라. 그런기분 알랑가 몰겟네 ㅋ
서로 말은 안했지만 우린 그날부터 사귀는 사이가 됐어. 주변에서 도둑놈이라그러고 난리도 아니었다ㅋ
나는 몇달간 혼자 좋아했는데 나이차이도 나고 해서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고 고백했지.
그후론 진짜 짬짬히 만났던것 같아. 회사에서 일이 너무 많아지고 출시일이 정해진 프로젝트가 있어 야근도 많았거든.
밤에 잠깐 만나고 헤어지고. 점심때 잠깐보고 그랬어. 그럴수록 마음은 더 애틋해지더라. 통화하면서 잠든날도 꽤 되고 ㅋ
알바는 그만두게 하고 싶었는데 고집을 꺽을수는 없었어. 대신 하나만 하게 됐지.
동생도 수능을 잘봐서 원하는 대학에 갈수 있을것 같더라. 부모없이 그렇게 잘 자란 두 남매를 보니 마음이 너무 흐뭇했어.
나는 성욕이 끓고있었지만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했어. 나이차가 많이 나니 그런게 쉽지 않더라.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마땅히 그럴 기회가 없어서 키스정도가 전부였어.
나이차가 많으면 다들 나처럼 이럴꺼라 생각해.
그때쯤이었던것 같아. 우리는 겨울에 스키장 가는계획을 세웠어. 물론 동생도 같이 가는거였지만 그래도 난 좋았어.
여행비용은 죽어도 1/n 하자는통에 그러기로 했어. 대신 속으론 선물을 사줘야겠다 생각했지.
지영이는 스키장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들떠하더라. 여행이라는 건 가는것도 좋지만 준비하면서도 즐거운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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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끊고 가야할것 같아. 다음편엔 다들 기다리는 ㅅㅅ이야기도 있는데 나는 그쪽에 집중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좋아할지 모르겠네.
여튼 반응보고 다시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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