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장이(었)다. -1-
멍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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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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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즈음..
서울상경해서 늦게나마 취업 좀 해볼랬더니
준비할게 많더라구요.
비싼돈 들여 대학교 졸업했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다시 학원을 끊어
처음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하는 경탄스러운 상황이었죠.
일단 있는 돈 탈탈 털어 유명하다는 학원을 등록했고,
먹고는 살아야 겠기에 알바자리를 뒤적뒤적 거리고 있었죠.
[간단한 정리와 손님안내. 한가한 시간에 공부하셔도 되요]
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띄더라구요.
빡쎄보이지도 않는데 돈도 120이나 준다네요
'아 이래서 돈벌려면 서울로 가라고 하는구나...'
감탄하며 낼름전화해서 면접일정을 잡았죠.
위치도 뉴스에서나 들어보던 xx동입니다 (우와..)
.
.
역에 도착한후 전화해서 알려주는대로 찾아갔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슨옷(무슨색)을입고있는지 물어보더군요.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 두꺼운 철문을 노크합니다.
철문이 열리면서 보이는 산적같은 아저씨의 '뚱..'한 얼굴.
아편소굴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
'여기가 정녕 대한민국의 심장부 서울이 맞나?'
싶을정도로 음침한 실내분위기.
'아...좃됐구나."
운이 좋아야 장기 몇개 떼이는걸로 끝날것 같은...(?)
그야 말로 좃같은 기분이 엄습했죠.
본능적으로 뒤돌아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칠때..
'사장님, 그분 내손님이예요??'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한 아가씨..
슬립같은 옷을 걸치고 서있던 아가씨의 허벅지는 그상황에서도 ...눈부시게 꼴렸습니다-_-;;
"니 손님 아냐. 10분정도 늦으신댄다"
"아 쓉활,,,빨리좀 쳐오지- 썅!!"
투덜투덜 거리며 거칠게 또각또각 신발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들어갑니다.
'뭐 저런 야성적인 년이 ....'
지 손님 아니라는 말에 투덜거리며 돌아서는 아가씨의 모습에 살짝 놀랐지만
그 뒷모습도 ...눈부시게 꼴렸습니다.
"면접??"
산적아저씨가 짧게 묻네요
"..네"
뒤돌아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방금의 아가씨 때문에 잠시 접어두었습니다.
촌놈이지만 그 아가씨의 옷차림과 손님이라는 단어.
이 두가지 만으로도 이곳이 상당히 재미있는 곳 일꺼라는 감을 잡은거죠 -_-;;
막 상경한 촌놈이라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의 말에
산적아저씨가 커피 한사발 말아주며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대딸방 이랍니다.
처음 듣는 말입니다.
왠지 유치한 '대딸'이라는 어감에 웃음이 날뻔했죠.
여대생들이 들어와 딸딸이를 대신 쳐준다고 진지한 얼굴로 설명해주네요.
'남자 여자 둘이 한공간에 한시간을 같이 있는데 딸딸이만 쳐주고 끝??'
'이런곳을 오는 손님이나 있긴 있는건가??'
..하는 의구심이 마구 샘솟지만 일단 경청모드로 얌전히 있었습니다.
신나게 썰을 풀고있는 산적아저씨 뒤로 하나둘 지나가며 '왠 놈이야?' 하는 표정으로 흘깃흘깃 나를 보는 아가씨들.
저도 산적아저씨 말을 듣는척 흘깃흘깃 지나가는 아가씨들을 훔쳐봅니다.
빨간옷.노란옷.검은옷...옷색깔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허연 어깨와 허벅지를 드러내놓고 다닙니다.
워낙에 어둑한 조명때문에 자세히 볼수는 없었지만 하나같이 이뻐 보이더군요.(그때는 말이죠...)
"어때 일할수있겠어?"
신나게 썰을 풀은 뒤 산적아저씨가 묻습니다.
물으나 마나 한 질문이었죠.
전 이미 퇴근후 그 아가씨들에게 둘러싸여 회식하는 장면까지 머릿속으로 진도를 나간상태였거든요.
"꼭 일하고 싶습니다!!!!!"(당신말고 저 언니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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