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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환학생과 꽁냥꽁냥한 썰. 1회여

멍멍이 0 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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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말이지만 우리나라말로 직역하면 '힝 달콤해!' 뭐 이런 의미기도 하니까 난 그렇게 중의적으로 내 기분을 전달했어

 

그리고 꿀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아글쎄 이 귀여운 구텐탁 절머니 레이디가 앙큼한 답장을 보내놓은거야

 

 

밍밍 : ..><

 

 

딱 저렇게 이모티콘만 보내놨더라고. 하......... 너 뭔데. 이런 앙큼이짓 어디서 배웠는데..

 

171센치나 되가지고 뭔데 이렇게 귀여운데.. 하는 마음으로 웃고는 나 할거 했지.

 

나중엔 정말 알콩달콩 달달한 사이가 됐지만 이 당시만 해도 그냥 귀엽고 하니까  

 

그때그때 잠깐씩만 좋았거든. 외국인이라 그랬나? 뭔가 엄두를 못냈다는게 맞는 표현일지도.

 

 

암튼 그 뒤로 아침 저녁 인사 정도만 귀엽게 톡으로 주고받다가 제본해주기로 약속한 당일이 됐다.

 

저번 글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막학기에 수업 한개를 등록한 취업준비생이었기에 

 

여기저기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니던 때라 정장 입을 일이 생각보다 빈번했어.

 

 

그날은 면접건은 아니었지만 인턴했을 때 알게된 관계자분과의 약속이 오전에 있어서, 

 

내딴엔 격식 차린답시고 정장을 입고 있는 상태였고 그냥 그대로 학교에 갔지.

 

약속시간에 대해 강박관념같은게 있어서 그날도 어김없이 15분 정도 먼저 도착했고 

 

정문쪽에 서서 핸드폰 게임도 잠깐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음.

 

 

그러다 저 멀리 딱 봐도 훤칠하고 뽀얀 그녀가 포실하게 낡은 흰색 컨버스에 

 

복숭아뼈 위까지 예쁘게 떨어진 스키니핏 청바지, 흰색 후드집업을 뒤집어쓰고 나타났어.

 

 

ㅋㅋㅋㅋㅋ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으면 다 와서 찾던가 전화하면 될 걸.

 

저 멀리서부터 내내 계속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오는거야.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더라.

 

바로 부르려다가 잠깐 고민하고서는 부르지 않았어. 

 

뭔가 저 모습을 좀 더 보고싶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은데 암튼 제자리에 서서 한동안 그녀를 바라봤고 결국 우린 눈이 마주쳤지 ㅋㅋㅋ

 

 

"왔어요?"

 

"오~~~~~~~~~~~~~~~~~~~~~~"

 

 

만나자마자 안그래도 큰 눈의 밍밍이가 더 크게 뜨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날 아래위로 훑어대니 갑자기 이유없이 낯뜨겁고 민망하더라.

 

 

"왜요? 나 뭐 이상해요?"

 

"노노노.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내 생각의 오빠보다 팔다리가 깁니다."

 

 

ㅋㅋㅋㅋㅋㅋ..... 뭔가 칭찬인것 같긴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한 아주 오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저 말을 마치고 양손으로 1따봉+1따봉 도합 2따봉을 치켜들며 (박주영선수 화이팅입니다.)

 

콧잔등을 찡긋찡긋대고 있는 밍밍이의 얼굴을 보고나니 내기분?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게 되버렸어.

 

 

"그런 표정은 어디서 배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한국남자들 무조건 웃습니다. 자주자주 써먹어요. 그리고 너도 통했습니다 으 ~~~~ 쉬운 사람! 큭큭큭."

 

"와 밍밍 장난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난 되게 여리니까 장난치지 말아요. 심장 아파." 

 

"호호호. 이해합니다. 남자들 보통 나 보고 심장 아픕니다. 미안해요 난 너무 이뻐."

 

 

대화하는 내내 얼굴 표정을 수시로 바꿔 지으며 익살스러운 제스쳐를 취하는데

 

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뭔가 서프라이즈 재연배우 보는 기분이었으니까.

 

 

한참을 그렇게 낄낄대며 얘기하며 제본집에 도착했고, 

 

사장님과의 돈독한 관계와 인맥 등을 활용해서 보통 하루 정도 걸릴 일을 반나절로 줄이는데 성공했지.

 

다른 이유 없이 단지 그냥 그녀에게 더 빠르게 책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사장님과 얘기가 끝날때까지 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가 콕콕 찌르더라구.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었습니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대신에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부담돼요."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인 아니었지만 밍밍이의 굳은 얼굴을 직접적으로 마주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저 호의였을 뿐인데 이렇게 딱딱하게 나오는 밍밍의 태도가 순간 당혹스럽고 서운했지만 뭐 어쩌겠어 ㅋㅋㅋㅋ 

 

이때의 나는 밍밍에게 뭔가를 따질 사이도, 관계도 뭣도 아닐 사람이었는데.

 

 

나중의 우린 유독 잠들기전에 침대에서 이런저런얘기를 한두시간씩 하는게 데이트코스 중 하나였는데

 

그때 이 당시의 얘길 들어보니 이것도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걸 질색하는 외국인의 특성 때문이었더라고. 

 

이 때 자기는 나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랬던거래. 

 

굳이 상관없는 자기 일 때문에 내가 다른사람에게 거듭 부탁하는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았기도 했고.

 

암튼 나는 저 때 밍밍의 얘길 듣고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어.

 

 

"나중에 책 찾으러 또 따로 시간내야 하잖아요. 근데 이렇게 하면 조금 이따 받을 수 있어요. 기다리는 동안 우리 밥먹을래요?"

 

 

키야... 나는 당황한 나머지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지껄인 거였는데 뱉어놓고 보니까 

 

수업 교재 제본 맡기면서 끝났을 이 단순한 약속이 내 말로 인해 자연스럽게 데이트 비스무리한걸로 이어져나간거 아니겠음????????

 

 

솔직히 밍밍이가 '니가 뭔데 내 책 찾을 때까지 같이 기다려?' 

 

할 수도 있는 거였는데 얼렁뚱땅 '당연히 같이 기다리는거 아님?' 하는 느낌으로 상황을 몰아간거야.

 

'캬! ㅅㅂ 아니 내게도 이런 면이?' 

 

'어줍잖은 허세 종자들이 픽업아티스트라나 뭐라 부르는 아가리 파이터의 재능이 나한테도 있었다 이기야!!'

 

라며 스스로의 순발력에 대해 나르시시즘에 빠져 정서적 ㅇㄹㄱㅈ으로 치닫고 있을 때 

 

나의 상딸을 깨부수고 그녀의 나지막한 대답이 내 달팽이관을 주무르며 들어왔어.

 

 

"불편했는데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 

 

긍정의 대답이긴 한데 딱딱하기 그지 없는 뉘앙스의 대답을 들은 나는 순식간에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런 대답을 한 밍밍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 이런저런 여러가지 추측을 하며 그녀를 바라봤어.

 

 

나와 한걸음 정도의 간격을 두고서 후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아직까지 좀 굳어있는 얼굴을 한 채 서있던 밍밍은 

 

이윽고 나와 눈이 닿자 빤히 쳐다보고서는 크게 한걸음을 내딛어 다가왔는데 

 

다리가 길어선지 걸음걸이가 유독 진격의 거인 스타일이었던건지 거의 몸과 몸이 맞닿을 지경으로 가까워졌어.

 

 

난 갑작스럽게 밀착한 밍밍이의 볼륨감 있는 몸매에 시신경이 아찔해졌고

 

떨어져 있을 땐 미처 맡지 못했던 그녀의 진하고 달콤한 체취에 취해 헬렐레 대고 있었는데, 

 

지척에 다가온 밍밍이는 그 상태에서 고개를 들어 환하게 웃으며 한마디를 더했어.

 

 

 

"Give and Take. 내가 술 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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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난 그 돌방상황에 취해 정신이 반쯤 빠져서 한번에 못알아들은게 함정

 

밍밍이의 손이 후드상의 주머니에 꽂혀있었는데 몸과몸이 닿을 정도로 밀착된 상태면 그 손들은 내 몸 어디쯤에 위치했을지 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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