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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ㅅㅍ된 썰

냥냥이 0 6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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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여자와의 관계부터 설명할께.
예전에 썼던 썰이랑 약간 겹치는 부분이 있어. 
예전에 찌질했을때. 내가 어떤 여자한테 홀려가지고
차이고 술먹고 콜하면 갔다가 사귀고 차이고 술먹고를
반복했었어. 근데 차일때마다 날 위로해줬던 친구가
있었어. 얼굴은 봐줄만했고 몸매도 괜찮았는데
단지 내 스타일이 아니었을 뿐이야. 굉장히 화려했거든
머리도 은색, 핑크 뭐 이런걸로 염색하고 네일도
굉장히 화려하게 받고 다녀서 나랑은 좀 다른부류?
라고 생각되서 그냥 친구로만 지냈었어. 
나한테 찌질남의 명찰을 달아주고간 그 여자랑 
이여자애도 사실 같은 동호회였어. 둘은 사이가 그닥
좋진 않았어. 내가 좋아했던 여자애는 여기저기 
마음을 흘리고 다니는 스타일이었고 얘는 정반대
스타일이었거든.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이 우는애기
젖준다고 단호하고 쎈척하는, 겉으로도 좀 쎄보이는
이 여자보다는 긴생머리, 얼굴하얗고 뻑하면 울고
여기저기 힘들다 하소연하며 보호본능 자극하는
내가 좋아했던 여자애를 형들이 더 오냐오냐해줘서 더 질투도
나고 그랬었나봐.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차이고 힘들어하고 있으면
여자가 걔 하나냐며 위로도 해주고 흥분해서 걔 욕도 해주고 했었어.
성격도 화통해서 말도 잘 통하고 어린나이에 직업도 있어서 술도
많이 사주고 그랬었다. 걔가 당시에 자취를 했었는데 가끔 술마시다가
다같이 걔네집에 몰려가서 술 더마시고 뻗었던 날도 많았었지.
나야 할일없는 대학생이니까 담날이 쉬는 날일땐 애들 다가도 둘이
남아있기도하고 그랬었어. 그치만 우려할만한 일은 한번도 없었다.
바로 옆에 누워자도 뒤척이다 걔를 건드린적은 있을지 몰라도
의도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거나 한일은 없었던거지. 즉, 손도 안잡고 
잔거야. 내가 리즈땐 참 쑥맥이긴 했었나봐. 나의 찌질함과 일편단심
민들레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친구였기에 힘들면 참 무던히도
전화 많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안하지. 그때마다 통화도해주고
술도 많이 얻어먹고 심지어 어떤때는 지갑에 버스카드 달랑한장 남았다
생각했는데 집에 가려고 지갑 열어보면 2-3만원정도 들어있었던적도
더러 있었어. 그렇게 나는 불여시 쫓아다니고 얘는 나를 위로해주는
사이가 스물한살 겨울정도까지 계속던것 같아. 문제는 나 영장 나오고
난 다음이었어. 나때 처음 인터넷으로 입대신청 받아줬거든. 그래서 1월3일날
3월로 입대신청완료했다.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제일 먼저 얘기했지.
군대간다고. 역시나 시큰둥하더라. 잘갔다오라고만 하고. 약간의 흔들림도
없었어. 그럼 그렇지 하고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얘한테도 얘기를했어.
다들 걱정해주고 잘 갔다오라 해줬다. 근데 얘는 반응이 좀 틀렸어.
약간 오바?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지금 어디냐며, 누나가 위로주 쏜다며
호들갑을 떠는거야. 할일도 없어서 만났다.
그렇게 걔가 위로주를 쏜다고 해서 나는 할일도 없고 친구나 만날 생각에 옳타쿠나 하고 나갔다.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눈앞에 있는 포차 데리고 가더라. 먹고 싶은거 뭐냐며, 누나가 다 사줄테니 먹으라고. 됐고, 소주나 진탕 먹다가 갈란다 얘기하고 소주랑 안주를 시켰다. 마땅히 할말도 없었던터라 말없이 소주잔 기울이며 짠만 하고 있는데 "군대가냐?" 묻더라. "한국말 모르냐" 라고 답했더니 "언제가냐" 묻더라. "3월에 간다" 대답하니 "그년한텐 얘기했냐" 물어 "얘기했지. 별반응 없더라" 라고 얘기하고 소주를 털어넣었다. 뭐 그런 못된년이 다 있냐며 내 편을 들어주며 또 툴툴 털어버리자며 부어라마셔라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그 친구네 집으로 궈궈~ 너무나 익숙한 곳이었기에 상을 펴고 치킨도 시키고 또 술을 붜라마쉬어라 했었드랬지ㅋㅋ 거나하게 취해서 뭐라고뭐라고 말도 많이하고 진솔한 얘기도 많이 했는데 뭐라고 했는지 기억은 안난다ㅎㅎ 뭐 쌍욕도 하고. 지랄하지 말라고도 하고. 가운데 손가락 펴보기도하고. 깔깔거리기도 했다가 울상이기도 했다가 했었던것 같다. 물론 그 날 역시 아무일도 없었다. 담날 빠개질것 같은 머리를 붙잡고 일어나 "물..물..물..."이러고 좀비놀이 하고 있는데 얼추 세어보니 소주만해도 둘이 서너병 마신것 같더라. 물론 포차까지 합치면 둘이서 최소 7병은 마셨던것 같은데 나나 걔나 그렇게 술이 쎈편은 아니어서 그정도면 기억 안날법도 하겠다 싶었다. 둘이 거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몸을 꼬와가며 얘기를 나눴다. 뭘로 해장할까...뚝불에 밥비벼 먹으며 점점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못된년한테 전화가 왔다. 밥먹다 말고 둘이서 모야모야 호들갑을 떨면서 받았다. "응" "군대간다며" "응. 어제 얘기했잖어~" 친구에겐 한국말 모르냐. 얘 한테는 다정하게 "응. 듣긴했는데 어제는 나도 실감이 잘 안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시간 지나니까 자꾸 맘이 먹먹해서 전화해봤어" 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올~그랬어?" "3월에 간다고 했지?" "응" "어제 저녁에나 얼굴보자고 전화올줄 알았는데 전화가 없더라~뭐했었어? 친구들이랑 술마셨어?" "응. 00가 술사준다고 술마시고 지금 00집에서 해장중이야~" "누구네라고?" "00네라니깐. 지금 해장중이고" "니가 왜 00네 있어? 너네 둘이 사겨? 니가 뭐한다고 거기있어?당장나와!!" 수화기넘어 들려오는 악다구니에 친구는 혼잣말로 욕했던 걸로 기억한다. "알았어...." "당장 나와서 전화해" 밥먹는데 왜 지랄이냐고 친구가 전화끊자마자 걔 뒷담화를 시작했다. 난 일단 먹던 밥 마저 먹고 씻고나서 신발 신고 나오는데 친구가 뒷통수에대고 가면 너 진짜 ㅂㅅ 이다. 라고 말했는데도 즐거운 맘으로 나와서 전화했고 집근처로 오라는 소리에 또 쫄로리 가버리고 말았지. 나오더니 한다는말이 "너 걔랑 나 사이 몰라서 그래? 니가 어떻게 걔네집에서 술마시고잘수가 있어? 술 마셨으면 집에 들어가야지 왜 거기서 자냐고? 둘이 뭐했어?" 여자친구도 아닌 못된년한테 끽소리 한번 못해보고 변명을 했다. "아무일도 당연히 없었지~ 원래 친한거 알잖어~ 미안해 앞으로 안그럴께" "담부터 걔 근처도 가지마라"라는 명령을 하달받고 난 또 집으로 갔다. 그뒤로 못된년은 내심 질투가 났는지 전화도 자주하고 다정하게 대해주기도 하고 그랬다. 물론 오래 못갈것을 알고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내가 자기 주변에 다시 머물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또 바로 나 없이 지 할일했다. 나역시 그럴것을 알았기에 그닥 열받지는 않았다. 앞에다가 대놓고는 말 못했 지만 곧 군대가는 마당에 그닥 겁날것도 없었고 친구한테 미안한마음에 꼭한번 술을 사야겠다 마음을 먹었어. 내친김에 전화를 했지. 술한잔하자고 전화를 했는데 전화 목소리가 약간 혀가 꼬였더라고. 술먹었다는 얘기지 ㅋ 어디냐 묻고 또 쫄로리 가서 그땐 미안했다며 군대가기전 용돈하라고 어른들이 주신돈 눈앞에서 펄럭이며 먹고싶은거 두개만 시켜보라했다. 친구가 쌍욕을하더니 먹고싶은거 두개를 시키고 딱 자기 취한만큼만 따라오라며 술집 스뎅컵으로 소주 세잔 먹으라고하더라. 할말있다고. 뭔가싶었고, 혹시나 싶었다. 근데 그에 앞서 나는 궁금한것은 절대 못참는 트리플 O형이라서 가능한 빨리 소주 석잔을 마시고나도 이제 취했으니 얼른 얘기해보라고 재촉했다. 한참을 뜸을 들이다 한다는 소리가. "너 저번에 울집에서 술먹었던날 기억 하나도 안나냐?" 순간 내가 무슨 사고를 쳤던게 있는지 열심히 기억을 해봤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거다. 그리고 별거 없었던것 같고 아침에 일어났을때도 걔나 나나 옷도 그대로고 했어서 별일 없었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뭔짓 했나 싶어서 너무 떨렸다. "나 솔직히 아무 잘못한거 없는것 같은데 기억이 잘안나. 혹시 나 실수한거있냐?" "아니 그거 말고 너랑 나랑 한얘기 기억 안나냐고" "혹시 내가 너한테 심한말하거나 막 이랬냐?" 뻑큐날리고 웃으면서 욕하고 이랬던 기억이 좀 나길래 혹시나 말실수 했나 물어봤다. "내가 너 그럴줄 알았다." 이러더니만 또 뜸을 들이더니 "나 그날 너한테 고백했다" 이러는거라. 아 ㅅㅂ 생각해보니 그랬던것 같기도 하더라. 그래서 지랄하지말어라. 뻑큐 날리고 뭐든 장난으로 받아들인것도 같았다. 근데 예전에 정말 친구일때 얘가 나한테 장난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난 존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앞에 글자만 따보니 지를하네병신 이었다. 난 그때를 떠올리며 지금 저번에 나한테 고백했었다고 말하는것도 전부 몰카일거라고 생각했다. "구라까지마 ㅅㅂ" 이러면서 내가 절대 믿지 않겠다고 버팅겼다. "아 ㅅㅂ 믿기싫음 말어" 이러면서 또 술 엄청 마셨다. 그러다가 또 술한잔 더 들어가니 진짠가 싶기도해서 물어봤지. "너 근데 그거 진짜냐?" 믿기싫음 말라며 해준 얘기는 처음에는 정말로 그냥 친구였단다. 말도 잘통하고 둘도 없는 친구라 생각해서 남자로 보인적은 한번도 없었다더라. 근데 하는짓이 참 찌질이 같고 친한친구한테 나쁜짓하는 그년도 정말 미웠댄다. 그래도 친구가 좋아한다고해서 크게 뭐라고 하지도 않았고 나역시 안스러워보여 그때마다 위로해주다보니 어느샌가 자꾸 내 생각이 많이 났다고하더라. 그러려니하고 있다가 내가 하도 주접부리는꼴이 불쌍해서 봐준거겠지하다가도 어느때보면 내가 얘를 좋아하나 하는 착각도 했었더라고. 그리고 한여자 오래 좋아하는것보고 믿음도 가고 또 질투도 나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었는데 그날 술김에 나한테 얘기하고나니까 그게 진짜 맞는것 같다고 나한테 얘기했다.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알리바이여서 일단은 믿어보기로했는데 난 기분이 묘했다. 얘를 단 한번도 여자로 생각한적 없었는데 좋아한다고하니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더 술을 마시고는 또 익숙하게 걔네집으로 발길을 옮겼고. 피곤해서 씻고 나왔는데 술이 살짝 깨고 나니 이때부터 기분이 묘해지고 분위기는 어색해졌으며 헛기침이 자꾸 나오고 신경은 온통 쟤한테 쏠리는거라. 걔 또한 어색했는지 이상하게 말이없고 먹을것도 없는 냉장고를 자꾸 뒤졌다. 캔맥주 몇개를 꺼내서 또 말없이 들이켰다. 화장실에 다녀온다고하더니 나오면서 나머지불도 같이 꺼졌다.
사실 불이 꺼지고 나서 난 무척 긴장을 했다. 화장실 다녀와서 불이 꺼지고 모두가 예상한것처럼 우린 서로 껴안고 있었다. "너 아직도 그년 생각 많이나냐?" "아니, 지금 니가 말해서 생각났다." "아직도 그년 많이 보고 싶냐?" "아니. 그년따위 내가 알게 뭐야" 한 3시간 전까지만해도 친구였던 여자였는데 얘가 달려든다고 정신못차리고 몇년 쫓아다니고 좋아했던 여자한테 지조를 못지킨 나란남자..... 멘트도 그년따위 알게 뭐냐가 뭐냐 ㅋㅋ근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나도 그 여자애가 좋았다. 그간 나한테 따뜻하게 위로도해주고 챙겨주기도하고 마음으로 많이 나를 안아준 사람이었기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같이 ㅅㅅ를 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순전히 그런 아름다운 마음은 아니고 한 80%정도는 욕정에 몸이 달아오른거였겠지? 그런데 생각처럼 므흣한 분위기는 조성되질 않았어. 그동안 친구였었기 때문일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해야할지 막막하더라고. 안고 있기는 하는데 어떤것부터 진도를 나가야할지. 또 맘 먹는다고 제대로 할순 있을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민했어. 먼저 용기를 내서 ㅋㅅ를 했는데 달리기 시작을 알리는 총성같았는지 우리둘의 필라멘트는 그렇게 끊어졌다. 별다른 기교없이 ㅋㅅ하며 뒹굴다 정자세로만 무던히도 ㅍㅅㅌ질을 했다. 어떤 대화도 어떤 눈빛교환도 없이 본능에 몸을 맡겼지. 신음소리도 듣지 못했던것 같아.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하는 거친 숨소리만 느껴졌어. 내가 물론 부족해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격렬한 첫 관계가 끝나고 걔는 몸을 씻기위해 화장실을 다녀왔고 나는 아직 모자랐는지 금새 또 벌떡 일어나있었어. 욕실에서 돌아오자마자 또 덤벼들었어. 이번엔 ㄷㅊㄱ자세인데 양 손목을 잡고 내쪽으로 끌어당긴채로 격렬하게 관계를 가졌지. 여자의 몸은 활처럼 휘어졌고 이번에는 헛바람과 신음이 교묘하게 섞인 알수없는 소리 였어. 묻지도 않고ㅈㄴㅅㅈ을 한채 우린 잠깐의 현자타임을 가졌다. "아직 못잊었으면서 왜 지랄이야" "미안하다고는 안할란다. 너도 좋아서한거고 나도 좋아서 한거니까" "나도 미친년이다" 그렇게 잠들고 아침이 되어서야 어제 우리가 무슨일을 저질렀는지 실감하게 되었지. 막막했고, 미안했다. 서먹서먹한 느낌이 너무싫어 집을 나왔고 뭐라 해야할지 복잡해서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뒤로 한달 지났을까 난 만취상태에서 걔한테 전화를 했고 그친구 역시 만취상태에서 전화를 받았으며 그렇게 또 만나 잠자리를 갖고 난 그렇게 그 여자를 외면한채로 입대를했다.
그렇게 몹쓸 짓을 하고 군입대를 했다. 입대를 하고 나서도 처음에는
몹쓸짓을 했던 친구보다 날 버린 못된여자를 그리워했었어. 예전 썰에
풀었듯이 난 행군과 화생방때 못된 여자에대한 환상이 끝이났고 이젠
여자보다는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상태였지.
나에게 편지란 참 반가운 일이였으나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 일이였다.
물론 나도 학교 후배들이나 타 부대에있는 부랄친구들과 아주가끔 휴가를
맞추기위해 소식을 전하는게 전부이긴했어. 근데 몹쓸짓했던 내 친구는
그 와중에도 내게 편지를 써줬지. 답장 안할건 알지만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보낸다는 주된 내용이었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컸어.
답장을 할까 생각했었지만 하지 않았어. 쓰려고 해봤는데 딱히 할말이 
없더라구. 전화도 한통 하지 않은채로 이대로 안녕인가 싶었어. 
그렇게 일년 군생활하고 고대하던 상병이 다. 열흘짜리 휴가를 나가서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고 동호회 형들하고도 술자리를 갖는데 어떻게알고
그 자리를 찾아왔더라. 아무렇지 않다는듯 와서 자리채우고 있는 모습이
정말 짠하고 미안했어. 보고싶었으니까 왔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무슨짓을 한건가 후회하고 있었다. 그 생각도 잠시 형들이랑 군대얘기
하면서 술 진탕 마셨고 다들 잘 가라 인사하고나서 택시타고 가고 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
"너 어떻게 그냥 갈수가 있냐. 보고싶어서 왔는데 제대로 말도 안하고..휴가나온다고 말한마디 없고..어떻게 그러냐" 
울먹거리더라.
"울고 난리야..어디야.."
"몰라 미친새끼야!!"
꾹꾹 참고있던 울음이 다정하게 달래려는 말 한마디에 툭. 터졌나봐.
울면서 나한테 서운했던 일들을 쏟아내는데 적지않게 당황했다.
결국 집에있다는 정보를 파악. 택시를 돌려 걔네집으로 갔다. 앉아서
맥주 한잔 하면서 변명을 늘어놓는것만해도 벅찼어. 미안하다. 그때
그건 이래저래 해서 그리되었다 등등.얼르고 달래고 진이 빠지더라.
그렇게 유야무야 얼버무리고 나니까 분위기는 다시 좋아지고 우리 
사이는 조금 회복된것 같았다. 하지만 난 군인.
한번 들어가면 최소한 서너달은 여자 그림자도 못보는 군인. 밤마다
힘이 남아돌아 잠 못 이루는 나는야 대한민국 육군...ㅅㅂ
자려고 누운 애를 덥쳤다. 거부할법도 했지만 왠지 내게 우쭈쭈우쭈쭈
인심쓰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구경 못해 힘들었지?" 
머리 쓰다듬으면서 내게 한 그말이 난 이상하리만치 흥분 다.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나는 짐승처럼 걔한테 달려들었다. 어떤짓을해도
다 받아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내 행동거지가 던 지금 당장하는
육체와의 대화가 던 넌 내가 다 받아줄께라는 그런 느낌?
ㅋㅅ도 ㅅㅅ도 그래서인지 더 포근했던것 같다. 
ㅋㄷ도 ㅈㅇ사정도 안중에 없었고 될대로 되라라는 생각으로 밤새 둘이
물고빨고 안겨있었다. 
눈뜨자마자 집을 나섰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나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밤에 죄책감에 술을 마시고 택시타고 걔네집가고 다음날 또다시 머리를
쥐어뜯는 것이 내 정기휴가의 남은 일상이었다. 복귀를하고 다시 연락두절.
편지한번 써볼까 하다가도 쓰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참..한숨만 나온다.
휴가때마다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나는 휴가 나간다고 말도 안하고나가서
술마시고 밤에 갑자기 전화하는데도 그 여자애는 날 다 받아줬다.
니가 뭔짓을 하건 다 받아주겠다라고 느꼈던것이 맞았나보다.
병장때 나간 휴가때였어. 어김없이 밤에 걔네 집에 누워있는데 그러더라.
"나 이사갈꺼야"
"왜?"
"니가 자꾸 찾아오니까!"
"정말 나때문이야?"
"ㅋㅋㅋ장난이야~ 나 호주갈것 같아. 친구랑 워킹비자받아서~나 외국 한번도 못나가본 촌년이잖아~ㅋㅋ"
뭔가 철렁했어. 못해준게 너무 많고 죄책감도 커서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안가면 안돼?"
굉장히 의외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고
"안그래도 갈까말까 물어볼라그랬는데. 당연히 맘대로 하라고. 안잡을줄알고 난 비행기표 다 끊어놨지ㅋㅋ 그래도 그런말 해줘서 고마워"
짧게 쪽! 하고 뽀뽀해준걸 마지막으로 내가 말년휴가를 나왔을땐
걔는 한국 어디에도 없었다. 전화도 집도 다 다른사람것이 되어버렸다.
싸이를 들어가보니 사진첩도 방명록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프로필사진에
썬글라스끼고 바닷가에서 찍은 쎌카한장 달랑 남아있었다.
여자애가 호주로 훌쩍 떠나고 난 한동안 여자애를 
그리워했다. 아니, 그리워했다기보단 미안한 마음이 컷다.
뭔가 마음의 보상이라도 해줬어야만 했다라는 부채의식이 생겼다.
하지만 이미 늦었고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미안하리만치
난 금새 그 여자애를 잊었다. 나도 지난 군생활의 보답으로 삼촌이
계시는 필리핀에 잠시 다녀왔고 복학도 했으며 씨씨도 했고 그 와중에
지난번 썰처럼 조별과제 하면서 썸도 탔다. 바빴다.
모두 알다시피 4학년되면 쫄리잖아? 취업준비하고 운좋게 졸업과 동시에
취업도 했어. 적응하고 배워가느라 정신이 없었고 적응할만하니까 
학생때와는 다르게 매달 얼마의 돈도 생기고 내 나름의 인생을 즐기고
살았다. 재밌더라. 친구들이랑 좋은 안주에 비싼술도 먹어보고
유흥업소도 가보고 정신차리고나서 취미 생활도 즐기고 그녀는 어느새
내 기억속에서 까마득해졌다.
한살두살 나이를 먹어 뭐 하나 이뤄놓은것 없이 스물아홉이 다.
곧 서른이라는 압박감에 이유를 알수없는 쫓김과 위화감에 열심히 
일에 매진할때였다. 서른이 되면 뭔가 되어있을줄 알았는데 그 무렵의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ㅋㅋ)
11월쯤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그때만해도 페이스북을
했었다. 그때도 자주 들어가보는건 아니었는데 들어가보니 누가 나한테
메세지를 보냈더라. 그녀였다. 잘 지내냐고.
무척 반가웠지. 잘지낸다고 넌 잘 지내냐고 물었다. 그 뒤로 며칠.
답장을 기다리며 접속했지만 답은 없었고 또 이렇게 잊혀지는구나
생각했어. 새해가 지나고나서 다시 접속했을때 12월말쯤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내용과 이미 왔다는 내용의 메세지가 두통 와있었다.
물론 전화번호도 함께였다. 망설일것 없이 전화를 했어.
"오랜만이다!!" 씩씩하게 인사를 했고
"잘 살았냐!!" 라는 대답을 들었지. 긴 통화는 아니었지만 이번엔
아예 한국으로 들어온거라는 사실과 남친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나도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잘 지낸다는 소식이 반가울 따름이었고 내가 바라던 바였다.
나도 내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거부감은 없었다.
당시 여자친구와 사이가 그닥 좋은편은 아니었지만 그 사실은 숨겼어.
왠지 그게 좋을것 같더라. 얼굴 한번 보자는 얘기에 난 그동안 
이친구에게 신세졌던 걸 갚아주고 싶었어. 맛있는거 사주는게 전부겠지만
포장마차에서 나보고 먹고 싶은거 다 먹으라고 말해준 친구에게
이젠 내가 근사한곳에서 먹고싶은거 다 먹으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그럼 내 맘이 조금 편해질것 같더라.
약속했던 날이 다가오고 강남역에서 만났다. 멀리서 걸어오는데 
정말 어제 본것 같더라.
"반가운데 어제본것 같다!! ㅋㅋ 오랜만이야~"
"ㅋㅋ반갑네. 어제본것 같냐?"
"응. 어제본것같다. 근데 하루 사이 폭삭 늙었네?"
"너도 늙었거든 이 새끼야!!!!!!!ㅋㅋㅋ"
변한건 없었다. 스물셋 겨울 병장때 마지막으로보고 서른이 되서야
만났음에도 우린 그대로였지. 
"뭐 먹고싶냐. 오빠가 다 사줄께!!" 카드한장 흔들며 생색내봤어
"앞으로도 오빠라고 하면 다 사주냐"
"지랄! 오늘 지나면 엔빵이다"
"누나도 돈 많아 이새끼야ㅋㅋ"
길거리에서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이자카야로 들어갔다.
그동안 살아온 얘기. 호주에서 고생한얘기.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참 바쁘게도 살았더라. 난 뭐하면서 살았나 반성도 했다. 
호주에서 만난 남자친구도 좋은 사람이고 그 사람도 곧 한국 들어온다고
했단다. 나도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묻어둔 얘기가
많았지만 그땐 미안했었다. 이말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얘기할 분위기는
아니었지. 그래서 안하고 닥치고 얘기 들어줬다. 1차가 지나고 2차가
끝나갈 무렵 친구는 혀가 꼬일대로 꼬여있었고 난 맨정신이었다.
이번에는 이 여자한테 정말 잘못하고 싶지 않았거든.
못다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하고 택시를 태우고 담배하나 물었는데
넘버 적어두려고보니 택시가 5미터 앞에 서있더라. 다시태우고 내리기를
반복. 500한잔만 먹자는 얘기에 그러자했다. 그러자. 하고 맥주도
거의 다 먹어갈 무렵. 
"너 그때 나한테 왜그랬냐" 묻더라.
"나 조금이라도 좋아했냐?"
"아니면 여자로라도 보이긴했었어?"
갖가지 질문에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고 이런식으로 얘기하고 싶진
않았는데 "그땐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다 지난 얘기 꺼내서 미안하다며 그냥 웃어주는데 씁쓸했다.
한편으론 후련했다. 이제 마무리 지은것 같아서.
댓글처럼 싸대기 석대정도 맞았으면 깔끔했을텐데ㅋ
이제 정말 가야지 하고 술집을 나섰다.
술집을 나선 친구의 첫 마디는
"나 안들어갈꺼야" 였다.
집에 안들어간다는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미쳤나. 빨랑 택시타고 꺼져ㅋㅋ"
"안들어갈거라고!! 오랜만에 여럿이 살라니깐 불편해. 나 안갈래"
"맘대로 해라 난 갈꺼다ㅋㅋ"
"누나가 손만 잡고 잘테니까 가지마~~~"
깊은고민. 어찌해야하나. 불보듯 뻔한상황.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머리쥐어뜯을텐데.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한 대부분의 남자는 같이있는다.
나도 대부분의 남자다.
가까운곳에 모텔에 들어갔고 기절하듯 뻗었다. 정말 피곤했는지 잘 자더라.
그런척했는지도 모르겠다. 코는 곯지 않았으니까.
나도 씻고 그냥 옆에 누웠다. 나도 곧 잤다.
새벽 5시쯤 되었을라나. 옆자리의 꼼지락 거림에 잠에서 깼고 우린 둘다
정신이 또렷해졌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뒤엉켰다.
무척 익숙하면서도 그리웠던 품이었어. 
"우리 둘다 바람난거 알지?"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의 마음은 몹시 혼란스러워 보였어. 그러면서
내게 던진 말은 
"반가워" 였다. 마음이 아렸다. 그렇게 그리움과 반가움이 섞인 
잠자리는 참 차분했다. 그런 느낌으로 기억한다.
날이 밝아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갔다. 잊을만 하면 연락이 왔고
상대방의 남자,여자친구는 암묵적인 금기어가 되었다. 물론 만나서
그날 헤어진적은 없었다. 죄책감 역시 무뎌져갔고 그 친구 역시 
나를 무슨 생각으로 만나는지 궁금할 정도로 우리 사이는 변질되었다.
난 당시 여자친구와 결혼문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사이는 점점
벌어졌었어. 한 4개월정도의 기간동안 우린 떨어져있었고 난 더욱 망나니가
되어가고 있었지. 하필이면 그 시간에 이친구도 한국에 있었던게 악연이라면
악연이다. 다시 재회해서 잘해주려하다가 불보듯 뻔한짓을 해놓고 이젠
습관이 되어버린. 예전에 다신 하지말아야지 라고 다짐했던 일들을
세월이 흘러 다른이유로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네. 이야..쓰면서도 내가 참..
이 친구의 마음을 한번 물어본적이 있었다. 그 와중에도 양심의 가책은 
느껴져서.ㅋ
"넌 이럴라고 나 다시 본건 아닐것이고. 나 왜 만나냐?"
"이럴라고 만난건데?"
"그럼 우린 심심할때 술마시고 모텔가는 사이냐?"
"이거 말곤 재밌는게 없잖아?헤헤"
어이없는 웃음만 나와서 됐다. 치우자. 얘기했더니 술한잔 들이키고 속내를
얘기하더라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나 너 좀 안다. 지금 내가 너랑 사귈수도 있지만
길게 사귀진 못할꺼야. 영영 못보고 사는것 보단 이렇게 보는게 좋아.
부담도 없고 영영 안볼일도 없고. 늘 여지가 남아있는. 이런사이."
"주접떨고 앉아있네" 내게는 반가운 얘기었음에도 겉으론 아닌척했어.
그렇게 그렇고 그런 사이로 지내다가 우린 만나는 텀이 조금씩 길어졌다.
친구도 다시 한국에서 장사를 시작했고 나역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회복되어
결혼준비를 했다. 꽤 오랜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알릴건 알려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연락했다. 
"나 장가간다"
카톡을 남기고 하루 뒤
"얼굴 한번 봐야지?"
난 처음으로 걔가 만나기 편한 장소로 나갔고 포차에 마주 앉았다.
"장가가냐?" 
"간다"
"언제가냐"
"언제언제 간다"
"너 군대 갈때 같다"
"나이를 좀 더 먹은것 빼곤 비슷한 기분이다"
친구는 울었다. 막상 간다고하니 좀 억울한 기분이라며 조용히 눈물찔끔.
미안하지는 않았다. 원래 이럴줄 알았고 우린 원래 이런 사이니까.
"결혼식장 갈까?"
"오지마"
"오라그래도 안간다ㅅㅂ"
담담하게 술을 마시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또 달래줬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처음으로 아무일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연락은 없었고 결혼식장에는 오지 않았다.
잘 살라는 카톡 메세지하나 오더라. 너도 잘 살라고 답했고 그렇게 우린
쫑났다. 읽어줘서 고마웠다. 씁쓸하네. 담배피워야지ㅋㅋㅋ
근데 저번달. 새벽에 카톡 왔다. 알람을 꺼놔서 다음날 봤지만.
"잘 살고 있냐"
난 아직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ㅋㅋ 앞으로도 안할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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