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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느끼는 소리 (2)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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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재밌네요. 예전 생각도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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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아. 넌 오랜만에 집에와서 엄마보고 인사도 안하니? 다른 애들은 휴가나오면 자기 엄마한테 경례도 한다던데.."

 

"아. 엄마 아직도 남 자식들이랑 비교야. 너무 그러지마요. 섭섭해."

 

"어디있다가 밤 늦게 집에와. 휴가 나오자마자 집에와야지."

 

"그냥 후배들 좀 먼저 만나고왔어요."

 

"아이고, 이놈아 그래도 난 너밖에 없는데, 휴가 갔다오면 이 엄마 먼저 보러와야지. 상병이 되도 그러니."

 

"네. 죄송해요."

 

"이번엔 얼마나 나왔니?"

 

"3박 4일이요."

 

"이번엔 짧네. 그래 알았다. 내일 얘기하자."

 

 

 

그랬다. 4박 5일중 첫 날을 후배네 집에서 자고, 이틀째 밤이 되서야 모임이 끝나고 집에 들어갔던 것이다.

 

 

'싸이 확인을 안하나? 일부러 나 엿먹이는건가? 뭐지 정체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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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날

 

"형. 잘들어가요."

 

"그래. 이번에 들어가면 내년 봄이나 나오겠네."

 

"형. 근데 은영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알아요? 우리도 여름방학 때 합천가서 얼굴 한 번 본게 단데,

게다가 하루 일하고 당일 날 올라갔어요."

 

"나중에 얘기해줄게."

 

"이상하단 말이야. 궁금하게 하지말고 다음엔 나와서 얘기해줘요."

 

 

 

결국 복귀 날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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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난 일병 말호봉이었다.

 

부대가 군기가 빡세서 그런지, 상병때부터 사지방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일병 말호봉 때부터 분대장을 달았던 나는 그 때부터 자유롭게 가서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

 

학교에 다닐 땐 난 봉사활동 동아리였다.

 

 

난 아버지라 부르는 사람이 없다.

 

18살이었던 우리 엄마를 임신시켜놓고 도망갔다.

 

4살 차이나던 과외선생님이었단다.

 

그 어린나이에, 그 사람의 잘난 외모에 속아 몸과 마음까지 뺏기고

 

2주 뒤, 과외도 일방적으로 그만하겠다고 하고 미국으로 도망갔단다.

 

엄마는 그렇게 19살에 날 낳고

 

고등학교도 그만두고, 공장에 취직했다.

 

 

난 나와 우리 엄마같이 버려진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봉사활동'

 

방법은 이 한 가지 뿐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봉사활동 동아리에 가입했다.

 

내가 꿈꾸던

 

주말마다 보육원이나 양로원에서 버려진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동아리

 

가 절대 아니었다.

 

주말마다 술 잔치였다.

 

 

그래도 분기에 한 번씩은 보육원에 갔고, 6개월에 한 번씩은 농활도 갔다.

 

 

처음엔 진실을 알고 때려칠까하다가

내가 바로잡아보자 생각해서 부회장이 되었다. 회장은 우리랑 연합인 xx여대 사람이었다.

 

동아리 내 커플도 참 많았다.

 

그러다가 깨지면 대부분이 탈퇴하곤했다.

 

나도 여자가 좋다.

 

하지만, 난 그럴 시간이 없었고, 동아리 탈퇴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난 연애할 새도 없이 군대에 왔다.

 

 

 

오프라인으로만 활동하던 우리 동아리 카페를 만든 것도 나다.

 

서로 더 많이 얘기하다보면, 더 자주 만날것이고, 그러면 봉사활동도 더 자주가겠지 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입영날짜가 나온 직후라

 

만들어만 놓고, 운영은 후배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자대 배치받고, 종교활동은 필수였다.

 

행보관이 좀 많이 싸이코라, 일요일에 쉬고있는 꼴을 못본다.

 

남아서 모포털고싶지 않으면 종교활동을 가야했다.

 

 

 

난 이등병 때부터 교회에 갔다.

 

원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교회에가면 좋은 말씀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간식도 가장 후하다고 소문이 났다.

 

초코파이가 아닌, 국수나 밥 같은 사식(?)이 들어온단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남에게 돌려줘야하는가?

 

설교는 참 졸린데, 가끔은 정말 좋은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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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지방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휴가를 나가도 거들떠도 안보던 카페. 어떻게 변했을라나. 폐허가 됐겠지 생각하면서 들어가봤는데

 

웬걸?

 

오. 동환이 짜식이 잘 꾸며놨다. 오늘 방문자도 9명이나 된다.

 

새내기들 인사말 좀 둘러볼까?

 

우리학교 애들과 xx여대 새내기 친구들의 새내기 인사글.

 

한 글에 시선이 멈춘다.

 

 

'xx여대 xx학번 은영'

 

'안녕하세요. xx여대 xx학번 은영이라고 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남을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가입하게 됐어요.

 

얼굴보다도 마음이 예뻐지고 싶은 이유도 있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름이 은영이야? 근데 왜 성은 안써. 은씨 인가?

 

근데, 얼굴보다도 마음이 예뻐지고 싶다고?

 

보통 이런 말 하는 애들은 얼굴이 예쁠거같은데. 으히히 작업좀 해볼까?

 

 

아이디를 클릭한 후 쪽지 보내기

 

'안녕하세요. xx대학교 xx학번 봉사활동 연합동아리 21기 부회장 김상현입니다. 얼굴보다도 마음이 예뻐지고 싶다는 동기가 독특해서

 

쪽지 보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아~~ 보내고나서도 참 오글거리네. 쪽지 확인은 할까?

 

잠시 후

 

'네 안녕하세요. 전에 인사했을 때 21기분들은 거의 없던데, 군대에 계신건가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오오.. 답장이 빨리도 왔다. 컴퓨터 계속 하고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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