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병원간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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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08년 1월 입대자야. 특기는 뭐 복잡하긴 한데 대충 의무병이라고 생각하면 돼. 의무병과에도 종류가 많아서.
어쨌든 때는 대충 내가 병장 달고 얼마 안 되어서야.
의무병이다보니 자다가도 대대에 환자가 생기면 불침번에 의해 강제 기상하는 일이 1주일에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생겼어. (덕분에 초소 경계근무나 불침번 근무에서 상당히 편의를 봐줬기 때문에 오히려 편한 편이었지. 남들보다 경계근무 1/4 정도 밖에 안 섰을거야.) 그냥 감기라서 대충 약 한알 혹은 파스로 떼우기도 했지만 군병원에 가는 일도 있었지.
그날도 자는데 새벽 1시가 좀 넘어서 불침번이 깨우더라고. 얼른 지통실로 갔더니 얼굴도 모르는 이등병 한 명이 배가 아프다고 의자에 쓰러져 있었어. 돌팔이 경력으로 봐서 충수염일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모르는 거니까, 당직사령에게 군 병원에 가서 확인을 해봐야 겠다고 한 후, 당직사관 및 당직 운전병과 함께 20분 거리에 있는 군병원에 데리고 갔지. 가면서 이 환자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봤어.
"저녁 잘못 먹은 거 있냐?" "알레르기 같은 건?"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어?" 같은 거 말이야. 그런데 전부 아니라고 하다가, 사실 저녁 먹은 후에 간식을 먹어서 그런 거 같다고 하더라고. 간식을 뭘 먹었는지 물어봤더니 초코파이랑 우유라더군. 어느정도를 먹었냐고 물었더니
"초코파이 한 박스에 우유 1리터 한 통" 이라는 거야.
우리 부대는 부조리도 꽤 많이 남아있고 군기도 나름 있는 곳이라서 이등병이 혼자 PX 를 갔을 리도 없고,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초코파이 한 박스랑 1리터 우유를 간식으로 먹을 리가 없지.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대충 눈치챘겠지만, 선임이 후임한테 감당도 못할만큼의 과자를 사 준 후에 다 못 먹으면 엄청나게 갈구는 전통(?)이 있거든. 그걸 당할까봐 엄청난 양을 꾸역꾸역 먹고선 새벽에 탈이 난 거야.
"누가 사줬어?" 라고 물었는데, 사실 전입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이름을 모르겠다더군. "비밀로 할 테니까 생김새나 특징을 얘기해 봐" 라고 물어보자 "1중대에서 제일 뚱뚱한 덩치큰 상병" 이라고 말하더라고. "아. OOO로군."
결국 이등병은 군병원에서 과식으로 인한 급체로 생각되어서 하루 데리고 있기로 했고, 부대로 복귀하니 대략 1시간 정도 지나서 시계가 세 시를 향해 달리고 있더군. 당직사령에게 보고하면서 "1중대 OOO상병이 이러저러한 행위를 한 거 같습니다." 라고 말했어. 그리곤 "제가 지금 잠시 깨워서 말을 좀 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했지. 당시에 나는 분대장이었고 (물론 내 분대원은 아니지만) 분대장은 상관의 허가가 있으면 얼차려를 줄 수 있거든. 내 얘기를 듣고 당직사령도 분노했는지 OK 싸인이 떨어졌고, 새벽 3시에 나는 불침번에게 시켜서 기상시키도록 한 후 체력단련실 문을 열어놓고 멋드러지게 담배를 피면서 "이새끼한테 어떻게 나의 분노를 표현하면 좋을까" 생각했지.
대충 한 30분 정도 욕설 및 앉았다 일어섰다가 반복되었어. 워낙 뚱뚱한 애라서 사실 다른 건 시키지도 못하겠더라고. 적당히 굴리고 난 후, 이제 충분하니 재워야겠다 싶어서 같이 담배나 피면서 앉아있었지. 그러다가 얘기가 나온 게. "같이 PX 를 왜 갔냐?" 라고 물었어.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데려갔습니다." "그럼 대충 한두개만 사줘야지 한 박스나 사서 억지로 먹이고 어쩌고 저쩌고..." 긴 잔소리 후에 "그러는 너는 뭘 먹었는데?" 라고 속사포를 쏘았더니.
"저도 똑같이 먹었습니다" "뭐?" "저도 초코파이 한 박스에 우유 1리터 같이 먹었습니다.... ㅠㅠ"
아... 그냥 이 새끼는 나쁜 놈이라서 이등병 좆되보라고 억지로 말도 안 되는 양을 먹인 게 아니었구나... 그냥 자기 기준에 따라 간식이라고 생각되는 양을 사준 건데 이등병이 멋대로 착각해서 꾸역꾸역 다 먹은 거였구나...
그 이후 이 썰은 당직사령에게 보고된 후에 엄청 소문이 퍼져서, 그 상병을 만날 때마다 간부건 병사건 전부 "야 초코파이 한박스!" 라고 부르게 되었지.
미안해 재미없었으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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