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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착했던 여자친구

냥냥이 0 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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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막사는 놈이었다.

공부도 안했고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즐기는 수준이었으며 

미래에 대한 걱정도 안하는 팔자좋은 놈이었다. 

스무살아 되자마자 할게 없어서 군대를 갔고 제대했을 땐 

진짜 군대 뽕이 제대로 남아서 못할게 없었다. 진짜 어딜가도 

업무능력이 탁월할거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수 있을거 같고 

그런느낌 남자들은 알거야.  

 

할줄 아는것도 없는놈이 군대 뽕 받아서 뭐해 ㅅㅂ

아나뽕이면 모를까.... ㅈㅅ....

 

여러가지 전전 하다가 공연장 알바를 하게됐어.

아동극 전문으로 하는 극장이었어 

걍 한마디만 할게 초딩 유딩 선생님들 진짜 존나 존경합니다. 

어른들 상대하면 열에 다섯이 진상이지만 얘들은 걍 다 ㅈ같음... 

나도 어렸을때 그랬을테니 욕은 안할게.... 이미 했지만 

 

어쨋든 알바+헬스 를 번갈아가며 살던 백수였다.

나보다 한달 반 먼저 시작한 누나가 있었어 

내가 24 누나는 25

걍 좆도 서로 호감 하나도 없었음 처음부터 

난 클럽도 존나 다녀서 질려버린 몸이었기에 

설현이 대쉬하는게 아닌이상 여자생각이 없었다.

여자생각이 없다기보단 썸타고 카톡하고 밀당하고 서로 맞춰가고

서로 감시하고 싸우고 실망하고 이지랄하는게 존나 질림.

 

걍 일만 열심히 존나 했다. 

부스가 두개있는데 번갈아가면서 근무함.

티켓이랑 사은품 정리하는가 다여서 힘들진 않았는데 

다른부스에서 30살 형이랑 근무하는게 존나 노잼이었음. 

드립도 개노잼 대화내용도 개노잼 하는게임도 개노잼

면상만 개꿀잼. 좆같았음. 

 

내가 요즘에 스트레스 받아서 말을 험하게 하는거지 원래 착함...

 

암튼 ㅅㅂ 알았어 알았어 여자얘기할게 좀

이누나랑 얼마나 안친했냐면 말을 한달동안 안놓음. 

내가 먼저 말 놓으러고 했는데 만나지 얼마나 됐다고 말 놓냐면서 

쭉 존댓말 씀 ... 그러다가 누나가 실수로 손베였을때 

내가 반창고 붙여줬는데 그때 아...아파... 하면서 말 슬슬 놓았고 

결국 한달 반 넘어가서 반말 하게 됨. 

 

하루는 존나 추운 날이었는데 누나만 히터쪽이었고 나는 존나 추웠음 

거의 추워탕 될뻔함 아 ㅈㅅㅈㅅ 그 30살 아재 생각나서 해봄 

이정도였다고 ㅇㅇ? ㅋ 

어쨋든 개추웠는데 누나가 좀 이쪽으로 올래? 했는데 내가 존나 짝 달라붙음. 의도가 아니라 진짜 존나 추워서 그랬음 근데 계속 같이 붙어있으니까 

뭔가 묘한 거야. 살짝 설레고. 내몸도 연애 한지 좀 됐다 이거지. 

그때이후로 누나를 좋아하게 됨. 

 

한 일주일 뒤에 같이 우동처먹고 나오다가 고백함 지하철 앞에서 

와 진짜 지금생각해도 멋있지만 병신같다. 

그 뒤로 사귀게 됐다. 얼마안가서 연애 들켰지만 

실장이랑 스텝 한명,30살 형 밖에 없음 (다 병신임) 

그래서 알바 아니다 하고 연애 존나함. 

 

 얼마 안가 둘다 일 그만뒀고 같이 동거를 시작함. 

하나 말 안한게 있는데 난 부모님이랑 인연끊고 내놓은 자식임.

 군대 가기 전부터. 그래서 그전까진 고등학교 선배랑 자취하다가 

이제 여치니랑 동거를 시작함. 

 

누나 집은 지방이었고 누나도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기에 

문제될건 없었다. 둘이 존나 행복했다. 사귀기전엔 몰랐는데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그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선명했어. 

남을 배려할줄 알고 현명하고 얼굴도 예쁜데 마음씨도 착하고 

말투 성격 다 귀엽고 이런여친이 있다는게 정말 하늘에 감사했다. 

내가 정말 생각없이 사는 새끼였는데 누나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일도 찾게되고 공부도 존나 열심히 했음.

ㄹㅇ 내 친구들도 다 인정했다 내 인생 최고의 업적은 누나랑 

만난거라고 그땐 정말 내가 성격도 다혈질이었는데 누나덕분에 

성질도 죽이고 훨씬 사람됨됨이가 들어섰다. 거의 엄마임;;

책도 많이 읽게 시켰는데 그당시엔 좀 싫었음.

 

둘이서 안해본게 없음. 여행도 여행이지만 영화를 정말 많이 

봤다. 내 인생에서 누나 다음으로 시간 많이 쏟은게 영화인듯. 

피아니스트 다크나이트 디태치먼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등 철학적인 요소와 해학이 뼈대인 영화를 좋아했다. 

이것도 다 누나가 좋아했던 거임. 

 

1년이 넘게 행복했는데 어느날부턴가 누나가 힘이없었다. 

그냥 물어보면 힘이 없다고 하고 이유도 없이 낮밤이 시도때도 없이 

바뀌고 노인처럼 가만히 있다가 눈물 흘리길래 왜 우냐고 물어보면 

몰라... 몸이 막 힘들어 ... 이런적도 있었다. 

병원을 가라고 가라고 해도 안가더니만 

암이라고 한다. 태어나서 누군가를 잃을까 이렇게 

불안하고 미칠거 같은 적은 처음이었다. 

존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렇게 행복하고 둘이서만 세상에 있는 

것처럼 좋았는데 왜 이렇게 금방 시련을 주냐고....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사실 처음에는 

의사가 수술하면 큰 문제없이 회복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날이 갈수록 이상했다. 수술 날짜는 잡혔고 입원을 하고 

나서부터 힘들어했다. 처음엔 주사만 맞으면 토하더니 나중에는 

아무 이유없이  하루에 다섯번... 열번도 넘게 토하기도 했다. 

 

수술을 마치고 ... 누나는 힘들어했지만 의사가 

수술은 문제없이 마무리됐고 곧 안정될거다 라고 했기에 

나는 안심할수 있었다. 

 

하지만 몇개월간 치료를 하고 몸에 무리가 많이 갔던건지 

확실히 예전보다는 몸상태가 안좋아진게 보였고 퇴원후에도 몇번씩이나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근데 뭔가 내가 누나를 볼때는 몸보다 마음이 

더 불안정해 보이는거야. 치료받기도 싫다고 그러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안하고...  왜 그런지 도대체 이해가 

안됐지만 안정을 취해야 됐기에 화를 내고 그럴수도 없었지. 

암튼 상태가 점점 이상해져만 갔어...

대화가 확 줄어들었고 누나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어. 

오히려 내가 더 불안했지.

 

치료가 끝나갈 때쯤 누나네 어머니가 누나를 데리고 잠깐 고향으로 내려가야겠다면서 데려갔어. 다시 나는 혼자가 됐어. 

버스터기 전에 “누나 도착하면 꼭 연락해” 라고 말하고 

누나가 끄덕이던거 아직도 생각나. 

 

연락은 며칠동안 안됐고 나는 누나네 어머니한테도 연락을 해봤는데 

도통 연결이 안되는거야. 도무지 영문을 알수 없어서 

내가 알고 있는 집주소로 누나를 찾아 가봤어 정말 미칠거 같았거든. 

 

왠 아파트였는데 초인종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경비한테 00 살지 않냐고 물어봐도 없다고만 하고 도무지 알려주질 않아.

좀 확인해줄수 없냐고 해도 계속 안된다고만 하고 그 씨발 틀딱새끼 

그자리에서 30분은 싸웟네 지금도 개빡침.... 사람 미치게 만듬 ㄹㅇ

 

근데 진짜 그주소엔 없었고 수소문 해봐도 찾을길이 없었다.

존나 드라마도 아니고 이게 무슨 상황이야;

도저히 못찾겠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고 

맨정신에 버틸수가 없더라고 술만 존나 마셔댔지 

누나랑 찍은 사진 찾아보지도 않았어 더 힘들거 같아서 

가끔씩만 봄... 2년 가까이 함께했던 여자가,힘들든 즐겁든 

내가 무조건 지켜주려고 맘먹은 여자가 사라져버리니까 

나도 죽어버리고 싶었어 진짜 죽어버릴까 생각했어.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 

좆도 없던 나한테 누나와 행복했던 시간들의 대한 

대가라는 생각도 들었어. 

너무 힘드니까 내몸도 망가지더라... 

누나 전화로 몇번을 연락해보고 찾으려고 해봐도 답이 안나와 

왜 인지 이유라도 알면 미칠거 같진 않은데 답답해 뒤질거 같았어 

 

그상태로 1년이 흘렀다. 

살을 아예 안붙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야기의 뼈대는 사실에 의거해서 썼다는것만 알아줘라

 

앞의 내용에서 말했겠지만 누나는 정말 나한테 

연인이면서 엄마처럼 나를 가꿔주고 품어주던 사람이었어.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똑똑하기까지 한 여자가 나를 사랑해준다니

진짜 평생동안 누나만 바라볼수 있다는 느낌? 그당시엔 그냥

무조건 그럴거고 나이가 들면 결혼하고 죽을때까지 행복하고 그럴줄 알았어.

진짜 그랬다면 이 이야기는 쓰지 않았겠지.

 

누나가 아플 당시에도 우리는 서로 힘들었어.

누나는 정말 힘들어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너무 고통스러웠지.

제일 힘든건 뭐냐면 누나는 나한테 힘든티를 내도 기댈려고를 안했어.

내가 간호해주고 돌봐주는 것만큼도 미안해하고 꺼려했어.

나는 그게 제일 답답했다.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런걸 미안해하냐;

그냥 고맙다는 말만으로 충분하다 수도없이 얘기했을거야 정말

나중에는 화도 나더라고 왜 그러는지

그게 내 큰 실수였지. 누나가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나를 걱정하는지 알면서

답답해 했던 것....

 

사실 누나가 그렇게 떠난후에 나는 내가 몇년동안 폐인처럼 살줄 알았어.

쉽게 잊혀지진 않았지만 미칠거 같고 죽고싶고 그런 부분들은 오히려 빨리 사그라들었다.

물론 몇달동안은 하루도 안빼놓고 술 마시거나 

술 취한채로 샤워하다가 화장실에 주저앉아서 울면서 씨발... 씨발 .... 되뇌었던 적도 많고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고민보다 그냥 멍 한 시간이 많았다.

너무 힘드니까 그러더라고.

정말 죽을정도로 힘들진 않았는지 몇달후엔 정신을 차렸고 

정상적으로 생활을 했다.

 

사실 누나가 아팠을무렵 지원했던 전문대에서 합격통보가 왔고 

내가 좋아하는 일도 찾았기에 그에 맞는 과 지원해서 열심히 학교생활했지.

일부러 더 열심히 살려고 했어 누나일을 생각 안하려고

사실 6개월정도는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해보긴 했어.

하지만 이렇게 살면 정말 죽겠더라고 .

편지라도 남길까 하다가 말았고 그냥 

누나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고 기다리기로 마음먹는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1년이 지났고 누나에 대한 상처는 남았지만 

쓰라림은 좀 가신채로 살아가고 있었어.

그땐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만난 알바생이랑 이어질 기회가 있었어.

21살이었고 나보다 한참 어렸지. 

나한테 호감이 있었던 거 같은데 

당연하겠지만 전혀 다른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안되어 있었어.

누나를 잊기 위해 만난다고 해도 그사람에게 상처만 줄거 같고.

 

어쩌다가 카페에서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이랑 

실장님이랑 다같이 술을 마시게 됐어.

가끔씩 그렇게 모임을 가지나봐. 나도 그자리에 나갔어.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걔 옆자리에 내가 앉았어.

그날따라 좀 예뻐보였었나 암튼

술기운이 좀 드니까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놀았는데

원래는 술만 먹으면 누나생각이 나고 감정 북받쳐오르고 그랬었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재밌고 더 놀고싶고 그러더라고

오랜만의 술자리라 그랬을수도 있어.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실장님께 인사드리고 집 가려고 옷 챙기고 하던건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이 기억이 안나는거야. 낯선 천장이 보여.

니네가 생각하는거야.

옆에 그 여자애가 있더라고

경험 있는 새낀 알겠지만 그런상황에서는 

아무리 졸려도 다시 잠이 절대 안오고 몸도 안움직여진다.

그냥 멍~ 한 상태가 돼.

핸드폰을 보니까 새벽 세시야.

 

나도 병신인게 침착하게 핸드폰을 꺼내서 웹툰을 보기 시작했어.

나는 일어나자마자 웹툰보는 버릇이 있어 그럼 다시 잠이 솔솔 오거든.

일단 자고 생각하자.... 하고 보고 있었어.

내가 그때 왜그랫는지 병신 걍 몰래 나가면 됐을텐데

존나 아직도 후회됨.

 

"여기 어디에요?" 하고 깸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음.

이제와서 생각한건데 이게 다 얘가 설계한 거였다고 생각된다.

난 폰 덮어놓고 자는척을 했고 얘도 그걸 보고 걍 잤다.

결국 아침까지 같이 있게 됨.

 

사실 이때까지도 사귈 생각은 없었는데

얘가 나한테 그런말을 했어.

이정도면 여자가 자존심까지 다 굽혔는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싫으면 미리 말했어야지 여기까지 와서 너무 했다 ....

이런말들을 듣고 나니까 죄책감이 좀 들더라고

바로 거절하진 못하고 생각해본다고 했지.

 

나는 그당시에 그걸 누나에 대한 죄책감이라고 생각했어

그냥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안됐었던건데.

그래서 언제까지 내가 누나때문에 이렇게 시달리면서

사람도 못 만나야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보니 억울하단 생각이 들더라고.

 

결국엔 걔랑 사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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