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그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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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채팅방은 대부분 지루한 편이다. 보통 영어로 인사를 하고 기초적인 질문 몇 개를 하고 나면 대부분 침묵 모드로 들어간다. 누군가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대부분 그정도 실력이 안 된다는 게 문제다.
새로운 멤버, 특히 여성 멤버가 들어오면 채팅이 활발해진다. 물론 그것도 이름, 사는 지역 등을 물어보고 여러가지 이모티콘이 난무한다. 수준에 따라 방을 나눈다고 하지만 다른 방에 들어가도 조용한 건 매한가지였다.
나는 고급 수준 방에 들어갔다. 평소와는 달리 채팅창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열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은 내가 아는 멤버들이었기에 나는 인사를 나누고 눈팅에 들어갔다.
그중에 눈에 띄는 한 여성 멤버가 있었다. 못 보던 얼굴이다. 얼굴의 절반은 가릴 듯한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프로필 사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녀는 가입한지 며칠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구 늘어놓고 있었는데, 사실 문법같은 것은 전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뭐라도 말을 많이 한다는데 있다. 언어를 하는데 중요한 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말을 많이 하는 거니까.
나는 그녀에게 개인채팅을 날렸다.
‘Hi, Ashley.’
왠지 유명한 불륜(?)사이트 애쉴리 매디슨이 생각나는 이름이었다. 내가 문자를 보내자마자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Hi, Jay!’
‘I think you are a new member here, right?’
‘Yes, I am. I’m glad to see you. ^^’
그녀가 보내는 문자에는 이모티콘이 덕지덕지 달려있다. 발랄한 느낌이긴한데 얼굴만 봐서는 저렇게 발랄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Would you mind if I ask how old you are?’
‘I’m 4x years old.’
아, 역시. 그녀는 나보다 무려 11살이나 연상이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젊어보인다. 물론 20대초 30대초로 보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30대 중후반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물론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정확하게 분별하기는 어렵지만.
‘영어 배우려고 하시는 거죠?’
내가 한국어로 물었고 그녀가 바로 답장했다.
‘네. 한 번 배워보고 싶은데 영어를 못해서 어렵네요. ㅋㅋ’
‘그래도 이야기 많이 하시면 금방 늘 거에요. 채팅창 거의 도배하시던데.’
‘ㅋㅋㅋㅋㅋㅋ 그렇게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요.’
‘직장 다니세요?’
‘아뇨, 전 그냥 주부에요. 그쪽은 학생?’
‘너무 젋게 보셨네요. 저는 3x 살이고요. 직장 다녀요.’
일상적인 대화가 오갔다. 그녀의 이름 김현주. 키가 160cm 중반의, 탁구를 취미로 즐기는 스포티 우먼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대화는 무리없이 흘러갔다.
나이가 있는만큼 결혼 연차가 제법 있었고, 제법 큰 아이들도 있었다. 솔직히 11살이 많으면 연애를 생각하는 건 무리다. 그냥 가벼운 파트너라면 모를까.
나는 작업을 걸어보기로 했다. 희선씨를 만나기 전이었던, 그 시점의 나는 정말 난봉꾼 같았다. 이미 두 명의 파트너를 가지고 있었지만 몇 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조금 내 맘에서 시들해진 상태였다.
‘탁구 잘 쳐요?’
‘잘 치는 건 아니고, 운동삼아 취미삼아 하고 있어요.’
‘탁구 치는 분들 보면 허벅지 장난 아니던데. 엄청 매력적이고. 혹시 일상 사진 보여줄 수 있어요?’
‘네, 별 뜻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요.’
‘제이씨가 먼저 보여주면요.’
이렇게 치고 들어오시겠다? 뭐 나쁠 건 없지. 나는 제일 잘나온 사진 네 장을 골라서 그녀에게 보냈다.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는 건지, 아니면 자기 사진을 고르고 있는 건지 한참을 대답이 없었다. 15분 정도 지났을까?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쏘리요. 샤워하고 나오느라고. ㅋㅋ 오, 근데 훈남이시네.’
‘고마워요. 사실 평범하죠.’
‘키 몇이에요?’
‘저 181요.’
‘키고 크시네. 전 165인데. 잘 생겼어요.’
음.....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말해준다면 감사하지.
‘애쉴리도 보내요.’
‘나이 많은 아줌마 사진 봐서 뭐하려고요? ㅋㅋㅋㅋㅋ’
‘응, 빨리 보내요. 말 돌리지 말고.’
‘아, 근데 제이는 어디 살아요? 서울?’
‘네, 서울. 강남 쪽에요. 애쉴리는요?’
‘저도 서울인데 xx 살아요. 글 올리신 거 봤는데 영어 되게 잘하시는 거 같아요. 해외 사셨어요?’
질문이 많아지는데.
‘네. 해외에 오래 살았어요. 어서 보내요.’
‘네?’
‘사진요.’
‘아 ㅋㅋㅋㅋㅋ 집요하시네. 잠시만요.’
그녀가 두 장의 사진을 보냈다. 탁구할 때 입는 옷인지 짧은 운동복 반바지에 다소 타이트한 라운드 티, 그리고 탁구체를 들고 있는 사진 한 장과 벚꽃놀이 가서 찍은 듯한 큰 챙이 쓴 모자에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사진이었다. 스타일이 괜찮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대로 탁구로 다져진 그녀의 다리는 매우 새끈해보였다.
‘됐죠? ㅋㅋㅋㅋ’
‘아뇨. 저는 네 장 보냈는데 애쉴리는 두 장 보냈네요.’
‘아, 저 보낼만한 사진이 없어서 ㅎㅎㅎ’
‘지금 그냥 찍어서 보내요, 그럼.’
‘저 지금 거의 노메이컵이라 ㅋㅋㅋㅋㅋ 안 되요.’
물러서야 하나? 그녀의 말처럼 나는 약간 집요한 면이 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도 노메컵이었거든요 ㅋㅋ’
‘남자랑 여자랑 다르잖아요 ㅎㅎㅎ’
‘하나 보내봐요. 만나서 못 알아보면 안되잖아요.’
‘헐, 누가 만난데요? ㅋㅋㅋㅋㅋㅋㅋ’
만날 거 같은데? 나는 그녀가 나를 만날 거라고 확신했다. 어느 정도 호감이 있지 않으면 사진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남자 등쳐먹으려는 꽃뱀같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 물론 걔중에 순수하게 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이는 취미 뭐에요?’
‘저는 노래요.’
‘오오~ 노래 잘하시나봐요?’
‘듣고 싶어요?’
‘네. 듣고 싶기는 한데......ㅎㅎㅎ’
나는 음성 녹음 버튼을 눌렀다. 1분 제한이 있지만 그정도면 어필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박효신의 대표곡 하나를 짧게 불렀다. 그리고 전송.
‘오. 노래 정말 잘하신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같이 노래방 한 번 가요.’
‘ㅋㅋ 시간 봐서요. 저 지금 탁구 치러 왔어요. 나중에 챗해요.’
그녀와의 첫번째 대화는 그렇게 끝이났다. 나는 촉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엔 확실한 신호가 왔다. 유부녀가 다른 남자와 친근하게 대화를 한다는 건 남편과의 관계가 썩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녀와의 대화는 시간 날 때마다 계속되었다. 그녀는 때론 궁금한 영어 표현을 물어보기도 했고, 나는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한 번씩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며칠 동안의 대화 덕분인지 그녀는 스스럼없이 그녀의 사진을 보내주었다. 물론 사진을 보고 난 뒤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그녀의 남편은 그녀보다 여덟 살이나 많았다. 말 그대로 50세가 넘은 나이라는 것. 나는 노골적이지 않게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했고, 그녀는 자세히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편도 바쁘고 그러니까.... 현장에도 가끔 나가고 설계도 하고 하는데 엄청 바빠. 밤에 못 들어오는 날도 많고.’
‘그럼 현주 네가 심심하겠다.’
몇 번의 대화 후에 나는 그녀와 말을 텄다. 누나라고 부를까 생각도 했지만 말을 트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나이가 11살이나 많다는 건 어떤 면에서 스스럼없이 다가가기에 좋은 조건이다. 나이가 많은 여자는 나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다. 11살이나 어린 남자와 대화하면서 나이 때문에 주눅 들거나 괜한 자괴감을 가질 수 있다. 난 그 점을 생각하고 도리어 그녀에게 말을 놓기로 했다. 연하의 남자에게 나이 많은 여자로 취급 받는 것보단 또래처럼 느껴지고 싶은 게 여자의 마음이니까.
‘몇 년 됐어. 처음엔 힘들었는데 요즘엔 도리어 편해. 취미생활도 할 수 있고. 덕분에 책 읽고 탁구도 치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지.’
‘그래서 탁구 시작한 거야?’
‘응, 그치. 거기 아는 친구들도 있고 해서.’
‘남편이 나이가 되게 많네. 잘 못하겠다?’
‘뭘 못해?’
‘뭐긴 뭐야. 남녀가 밤에 하는 운동 ㅋㅋㅋㅋㅋㅋ’
‘별 얘길 다하네 ㅋㅋㅋ 잘 못하지. 안하지도 제법 된 거 같은데.’
시그널이다. 물론 속단은 할 수 없다. 나이가 있는 여자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크게 꺼려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내일 오후에 특별한 일정 있어?’
‘아니. 4시 반에 탁구 끝나면 그떄부턴 별일 없는데. 왜?’
‘그럼 내일 만나자. 나도 요즘 심심한데 노래방이나 같이 가자.’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간 보아온 그녀라면 그렇다. 그녀는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그녀에게 약간 노출이 있는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을 때도 그녀는 예전 사진이긴 했지만 수영복 사진도 보내줬으니까. 이정도면 미끼를 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던지는 거니까.
‘그래, 그럼. 어디서 만나?’
‘탁구 어디서 치는데?’
‘xx 역 근처.’
‘그럼 내가 그 쪽으로 갈게. 예쁘게 입고 나와.’
‘알겠어. 그럼 내일 봐.’
오늘은 금딸해야겠다.
다음날 오후까지 나는 그녀에게 따라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나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 약속을 확인했고, 일을 마치자마자 나는 바로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나 여기 xx 노래방 앞인데. 가깝지?’
‘응. 바로 근처네. 나 지금 나왔다. 3분이면 도착.’
나는 무슨 노래를 부를지 생각하며 그녀를 기다렸다. 정말 3분이 되지 않아 성숙한 여인 하나가 내게로 다가왔다. 보는 순간 한 눈에 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약간 붉은 빛이 도는 원피스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낀 그녀. 검정색 힐을 신은 그녀의 다리는 매끈했다. 무릅 바로 위까지 올라온 원피스라 그녀의 탄탄한 종아리가 다 드러났다. 걸을 때마다 허벅지도 살짝 보였다. 제법 메이커가 있는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그냥 보기에도 형편이 넉넉해 보였다.
“시간 맞춰 왔네.”
내가 몇 발자국 그녀에게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나를 향해 웃었다. 선글라스를 벗으니 그래도 나이가 들었다는 게 확인됐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서는 훨씬 동안이었다. 그녀는 가느다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난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야, 채팅만 하다가 이렇게 보니까 뭔가 어색하다.”
“어색할 거 뭐 있어? 열두 살 짜리 애들도 아니고. 내려가자.”
나는 그녀를 데리고 지하 노래방으로 내려갔다. 나는 내려가면서 그녀의 몸매를 찬찬히 훝어보았다. 키가 제법 있어서인지 그녀는 길쭉해보였다. 원피스가 얇아서 몸에 붙었는데 몸매 굴곡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이를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라인이 예뻤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가슴이었다. 옷 위로 드러나는 굴곡은 그녀의 가슴이 작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슴을 사랑하는 나로써는 약간 아쉬웠다.
배정받은 방에 들어가서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자켓을 벗었다. 갑갑한 넥타이도 풀었다. 그녀 역시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 옆이 아닌 내 반대쪽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불러달라는 거지? 나는 몇 곡을 선곡해서 시작 버튼을 눌렀다. 어차피 노래하는 걸 좋아하니까 나한테야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어필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잔잔한 멜로디가 들리고 나는 늘 하던대로, 감성을 최대한 실어 노래했다. 나는 꽥꽥지르는 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성향이 많이 변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발라드다.
“단 한 번~~~~ 사랑을 믿어요~”
그녀는 손을 무릅은 얹은 채 몸을 가볍게 흔들며 내 노래를 듣고 있었다. 정말 감상하는 듯한 태도였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잘 들어주는 사람이 제일 좋다. 그녀는 내가 첫 곡을 마치자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진짜 노래 잘한다.”
나는 싱긋 웃어주고는 두 곡을 더 연달아 불렀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여자고, 때론 나이가 들면 더 감상적으로 변한다. 40대 중반으로 들어서는 여자에겐 외로움은 가까운 친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자로써의 자신감을 잃어갈 때, 누군가 자신에 대해서 칭찬하고 여자로써 대하면 여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현주 역시 그랬다. 바쁜 남편, 그리고 커버린 아이들. 이젠 아이들은 엄마와 놀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을 챙기지만, 그들이 집을 나서고 나면 텅 빈 집 안 혼자 남는다.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활동도 하지만 근본적인 갈증과 외로움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 법이다. 바로 애정에 대한 갈증이다.
여자는 애정을 갈구하는 동물이다. 정말 남자가 형편없는 게 아니라면 자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남자를 메몰차게 대하거나 뿌리치지 못한다. 나이가 든 여자, 그리고 애정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리모콘을 건네며 말했다.
“현주 너도 하나 불러. 너 노래하는 거 듣고 싶다.”
“아유, 너 노래 부르고 나서 어떻게 불러. 비교되서.”
“응, 괜찮아. 난 너 노래하는 목소리 듣고 싶어. 너 목소리 좋잖아.”
그녀는 약간 겸연쩍어 하며 선곡을 했다. 나도 잘 아는 오래된 발라드 곡 중 하나였다. 나는 그녀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고, 그녀는 미소를 짓더니 노래를 시작했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는 노래를 딱히 잘하지 않았다. 하지만 듣기 싫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저 잘하지 않는다 정도. 노래방 가서 노래하면 안 되는 그런 수준은 아니다. 나는 1절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2절이 시작되자 화음을 넣어 그녀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녀는 다소 놀란 눈치였지만 가볍게 눈웃음을 치며 노래했다.
“놀랐어. 갑자기 듀엣으로 불러서.”
“나 이 노래 되게 좋아하거든. 너랑 나랑 노래 취향이 비슷한 거 같아.”
“하, 나이 차이가 있는데 그럴리가 있나.”
“나이가 뭐. 어차피 나이는 숫자니까.”
“에효, 그래. 네 나이 때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 그치만 내 나이 되어봐. 그 말이 얼마나 현실감 없게 들리는지.”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 말 하지마. 난 네가 나이 이야기하는 거 싫어. 나이가 어쨌든 너 이렇게 매력적인데. 나랑 있을 때는 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말자. 알겠지?”
그녀가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한 곡 더 불러달라고 했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두번째 고른 곡도 발라드였다. 느리지만 분위기가 좋은 발라드 곡. 그녀는 노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머리를 내 어깨에 둘 수 있게 그녀를 당겼다.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댄 채 화면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젠 나도 본론으로 들어가야한다.
나는 손을 천천히 허리 쪽으로 내렸다. 그녀는 마른 체형이었다. 허벅지는 그렇지 않지만 허리 쪽은 매우 가늘었다. 팔이나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아무 상관없다는 거구나.
나는 손을 더 내려 그녀의 엉덩이로 가져갔다. 아직은 옷 위로 만져야 할 것 같아 옷 위로 그녀의 엉덩이의 감촉을 느꼈다. 탁구로 다져진 엉덩이가 탄탄했다. 그녀의 팬티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손을 다시 위로 이동시켰다. 배를 지나 그녀의 가슴께로 손을 옮겼다. 그녀가 약간 움찔했다. 가슴에 손을 올리자 딱딱한 브래지어의 감촉이 느껴진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가볍게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내 손을 밑으로 끌어내렸다. 거절인가?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노래하고 있고, 또 내게 기대어 있다. 나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나는 그녀를 바로 앉게 하고 그녀에게 딱 붙어앉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왼쪽 귀에 입을 가져갔다. 그녀의 귓볼을 가볍게 이빨로 물었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바로 반응이 왔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가 순간 끊겼다. 여기였구나?
난 귓속에 천천히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그녀의 귀를 이빨로 깨물며 애무했다. 손으로 반대쪽 귀도 만져주며 귓볼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녀의 몸이 덜덜 떨리는 게 느껴지고 그녀의 음정도 떨리기 시작했다.
“나 사는.... 하아.. 동안...”
그녀의 음정이 심하게 흔들렸다. 나는 혀로 그녀의 귀 안을 간지럽혔다. 이젠 노래소리가 아닌 가쁜 숨소리와 낮은 신음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들어갈 터였다. 나는 그녀의 마이크를 내려놓게 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그녀의 귀를 거칠게 빨았다.
“하아아... 흐우.... 정우야.”
그녀가 몸을 배배 꼬았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귀를 깨물며 손을 허벅지로 가져갔다. 치마를 걷어올린 거기에는 검정색에 가까운 아주 짙은 보라색의 팬티가 자리하고 있었다. 음모 때문인지 그녀의 보지 쪽은 두툼해 보였다. 사실 그때 어느 정도 눈치를 챘어야 했다. 나중에 일어날 일들을.
나는 그녀의 허벅지와 팬티 속 음모를 만졌다. 조금 더 손을 내리자 그녀의 대음순의 시작점이 느껴졌고, 약간 파고들자 클리토리스가 만져졌다. 나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곳을 애무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커졌다.
나는 바로 메들리 버튼을 눌러 음악이 나오게 했고, 내 손은 바쁘게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만졌다. 거기를 조금 만진 것만으로도 내 손에 그녀의 애액이 흠뻑 묻어날 정도였다. 귀를 애무할 때 이미 어느 정도 흥분했을 그녀였다.
나는 보지를 만지던 손을 빼서 그녀의 가슴께로 가져갔다. 그리고 위에서 옷사이로 그녀의 가슴을 만지기 위해 손을 넣었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내 손을 잡았다. 보지는 되는데 가슴은 안 된다고?
나는 그녀를 소파에 눕혔다. 별로 고급지지 않은 인조 가죽 소파. 난 그녀의 팬티를 벗겨냈다.
“하악.. 정우야. 뭐하는 거야..”
“싫으면 이야기해, 당장 그만 둘게. 근데 네가 너무 예뻐서 어쩔 수가 없어.”
“하아.. 이럼 안되는데.”
어두운 노래방의 조명 아래 신음하는 그녀가 무척 섹시해고 뇌쇄적이었다. 나는 서서히 자지가 발기함을 느꼈다. 누군가의 여자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자극적인 법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계속 유린했다. 그녀의 보지에서 펑펑 쏟아지듯 애액이 흘러나왔다.
“아아... 아응.... 하아.. 정우야.”
충분하다 못해 넉넉히 젖었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불편한 그녀의 힐을 벗겼다. 힐을 벗지 않으면 뒷치기를 하기 매우 애매하다. 이런 소파에 누워서 섹스할 마음은 전혀 없으니까.
나는 그녀의 뒤에서 자지를 보지에 문질렀다.
“아응.... 넣는 거 아니지?”
“넣지 마?”
“하응.. 이럼 안 되는데.....”
“싫으면 말해. 여기서 바로 그만둘게.”
아마 그녀의 이성은 이러면 안 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리고 이미 달아올라버린 몸은 이성의 소리 따위는 가볍게 무시할 것이다. 그녀가 말이 없이 엉덩이를 내게 내민 채 서 있었다. 탁구가 정말 좋은 운동인 건지 그녀의 엉덩이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탄력있었다. 살이 많지는 않지만 스팽킹을 하기 매우 좋은 엉덩이다.
나는 가볍게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깜짝 놀라며 내게 말했다.
“아, 때리지 마. 때리는 거 싫어.”
스팽킹은 정말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그녀의 말이 진심인 것 같아서 나는 떄리는 걸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마구 문질렀다. 그녀의 입에서 아아앗 하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물론 반주 소리에 묻혀서 밖에 들리진 않을 것이다.
나는 그대로 그녀의 보지에 삽입했다.
“하으읏!”
그녀가 신음을 터트렸다. 하아, 이래서 운동하는 여자가 좋다. 굳이 헬스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녀의 보지는 매우 맛있었다. 맛있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보지 안쪽 살이 쫄깃쫄깃한 느낌이었는데 엉덩이처럼 질 안까지 쫄깃쫄깃한 느낌이었다. 이런 보지들은 자지의 감각을 매우 민감하게 한다. 하지만 사정을 빨리 유도하는 보지는 또 아니다. 충분히 맛있는 섹스를 할 수 있는 그런 보지였다.
나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부녀에겐 약간의 스킬이 필요하다. 자지가 정말 크고 굵지 않은 이상 말이다. 결혼 10년이 훨씬 넘은 사람은 그만큼 경험이 있다.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해도 스스로 만족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아마 내가 아니라도 다른 남자와도 잤을지 모른다.
나는 강하게 찔러박았다.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격하게 터져나왔다. 마이크를 켜서 대어주고 싶을 정도로 섹시한 신음소리다. 나는 갑자기 허리를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보지 속의 살맛을 음미했다. 진짜 좋은 보지다. 그리곤 다시 그녀를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느리게 움직였다를 반복했다.
“아아! 하아아앙! 하아.. 하..하.... 하.. 하악.. 정우..읍..야. 조금만 살살.”
나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곤 그녀에게 물었다.
“이렇게?”
“아니 너무 느린데......”
그 말에 나는 다시 허리를 세차게 움직였다. 그녀가 다시 신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이게 나아, 아니면 느린 게 나아?”
“하응... 이게 나아.”
“박아줄까?”
“응. 박아줘.”
나는 미친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그녀의 원피스가 흘러내려오는 걸 다시 위로 끄집어 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띠를 풀어내고 원피스를 등쪽까지 끌어올렸다. 그녀의 보라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풀어버릴까 싶었지만 그것보단 엉덩이에 집중했다. 엉덩이를 세게 잡으며 보지가 찢어져라 허리를 흔들어댔다.
“아악! 정.. 으으으으으으.. 야.아아... 하아! 하아! 아아! 어윽... 어어...”
사정감이 몰려왔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만족스러운 섹스였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꽈악 잡고 깊게 쑤셔박았다.
“싼다!”
“아아아.....”
나는 그녀의 안에 내 정액을 세차게 뿌렸다. 분출하는 힘이 강하다는 걸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신음 소리를 흘리며 다리를 떨어댔다. 아마 오랜만의 섹스였을 것이다. 그녀가 과연 만족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사정을 마치고도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쫄깃한 보지 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정액과 하나가 된 그녀의 보짓살은 마요네즈를 바른 훈제 오징어 다리 같다. 물론 그런 향이나 맛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맛있는 보지였다.
“하아..”
나는 섹스의 종결을 알리는 숨을 내뱉고는 그녀의 몸에서 자지를 뺐다. 자지가 반쯤 죽어있었다. 이런 상황을 이미 예상했기에 나는 준비해온 물티슈를 내 가방에서 꺼냈다. 바지를 발목에 걸친 채 물티슈를 꺼내 내 자지를 먼저 깨끗히 닦았다. 그리고 다시 물티슈를 꺼내 그녀의 보지를 닦았다.
“아응...”
보지를 물티슈로 건드리자 그녀가 다시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금새 또 하고 싶은 거야?”
“아, 아니야. 차가워서.”
나는 웃으며 그녀의 보지를 닥았다. 그때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보지를 닦은 물티슈의 색이 다소 변색되어 있었다. 나는 이상한 마음에 전화기의 플래쉬를 켰다. 맙소사. 거기엔 정액과 뒤섞인 피가 묻어있었다. 빨간색도 아닌, 정액과 섞여 약간 핑크빛을 내는 피. 하다가 상처가 나서 출혈이라도 난 건가? 난 걱정스런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
“현주야. 너 피 나는데?”
“어? 피?’
나는 문득 아래를 보았다. 그녀의 보라색 팬티가 그녀의 무릅쪽에 발목에 걸려 있었다. 그리고 팬티 라이너 부분에 붙어 있는 두툼한 패드.
“생리 중이야?”
“아니! 오늘 아침에 끝난 것 같았는데.”
그녀가 황급히 물티슈를 보지를 한 번 더 닦았다. 많지는 않지만 피가 정액에 섞여 나왔다.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끝난 준 알았는데.... 아닌가?”
“양이 많지 않은 걸 보니 마지막 남은 피 같은데?”
“그런 거 같아. 어머, 정우 너 와이셔츠에 묻었어.”
엥? 나는 와이셔츠를 밑단을 보았다. 맙소사... 묻었구나. 내 와이셔츠 끝단의 그녀의 보지에서 나온 피로 얼룩져 있었다. 많은 양은 아니어지만 누가 보기에도 피라는 건 자명했다.
“어쩌지?”
“괜찮아, 괜찮아. 묻을 수도 있지. 근데 그것보다 너 좀 씻어야겠다. 피나서.”
“그럼 나 집으로 가야할 거 같아.”
“아니. 그러지 말고 근처 모텔로 가자. 나도 좀 씻고, 가능하면 와이셔츠도 빨아서 다려버리게.”
“모텔?”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난 소파에 누워있는 그녀의 팬티를 올려주었다. 그녀는 급히 원피스를 내렸고, 나는 그녀의 구두를 가져다 주었다.
그녀는 붉게 상기된, 그러면서도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우린 가방을 챙겨 아직 간주가 흐르고 있는 노래방을 빠져나왔다. 노래방 주인 아주머니가 우릴 바라보며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웃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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