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의 추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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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겨울이 진짜진짜 추웠잖아. 1월말 스키장임에도 불구하고 설질이 진짜 좋더라.
근데 내 계획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몇번 안가고 싶단 생각마저 들더라니까. 스키장을 간다고 하니 동생이 자기 친구 둘을 데리고 가면 안되냐는거야. 물론 숙소는 제법 넓직해서 괜찮았거든. 근데 방이 두개였어. 친구들 오면 어디서 자냐니까 자기네들은 한방에서 자면 된다는 거야. 그때까진 솔직히 좋았어. 그럼 나머지한방에 지영이랑 나랑 자면 되니까 ㅋㅋ 속이 너무 빤히 보이나;; 여튼 그때까지 좋았어. 근데 갑자기 지영이 친구들이 자기네도 가겠다고 때를 쓰기 시작한거야. 지영이 친구들하고 나는 한두번은 스치듯 만났고 같이 술을 한잔 한적이 있어서 어색하진 않았는데 내 맘속 계획이 어긋나는. 여튼 학교에서 젤 친하게 지내는 애들이라 계속 싫다고 할수가 없었지.
"오빠. 어쩌죠? 일이 너무 커져버렸는데요 ㅠ"
"아하하하 난 괜찮아 아하하하"
라고 말은 했지만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가고 있었어. 난 말야 야간까지 라이딩하고 와서 동생이 뻗고나면 따끈한 샤워를 한 후 노곤노곤해 질때 꼭 껴안고..뭐 그런 스토리를 기대했었거든. 근데 이건 뭐 술판에 게임이 벌어질것이 뻔하고 그러다보면 술마시다 잠들게 뻔하고.
결국 그렇게 7명이 가게 됐다ㅋ 아버지 친구분 승합차를 빌려서 다같이 한차로 갔지. 그래도 지영이가 친구들하고 즐겁게 노는거 보니 보기 좋았어. 근데 껴서 놀기가 쉽지 않더라. 인솔삼촌 같았다고나 할까? 지영이 한테서도 평소 전혀 못느꼈던 세대차이가 느껴지더라니까. 그리고 애들도 슬슬 눈치를 보더라고. 이때 뭔가 결정적 한방이 필요했어. 완전 정줄놓고 논것 같아. 대학교 1학년 때도 그렇게 안논것 같은데 ㅎㅎ 뭐랄까 막 소리도 지르고 좀 오바스럽게? 내 그런 노력을 분명 지영이는 눈치챘을꺼야. 지영이는 그런걸 귀긴같이 알아내거든. 쉬는타이밍에 담배 한대 피려고 베란다로 나오는데 지영이가 따라나오더라.
"오빠 왜 담배 안피고 있어요?"
"너 들어가면 피려고 ㅎ"
"에이~ 그냥 펴요~ 저는 옆에서 말동무 해줄께요"
"아냐 담배냄새 싫어하잖아. 추워. 나도 얼른 피고 들어갈께"
"오빠 담배냄새는 좋아요....."
갑자기 심쿵! 하는기분 알지? 안에 애들있건말건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어 그래서 최대한 안보이는쪽으로 끌어들여서 길게 키스했어. 진짜 바람도불고 추웠는데 추위고뭐고 없었지.
"오빠"
"응"
"사랑해요"
헉. 얘가 날 죽이려고 작정했나. 그날 첨으로 '사랑한다'고 하더라. 나도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딱 그타이밍에 안에서 애들이 막 소리지르고 야유하고 난리가 난거야. 지영이는 아쉬운표정으로 먼저 들어가고 난 담배를 짧게 피고 들어갔어. 들어갔더니 막 또 난리. 이래서 애들하고 놀러 다니면 힘들어 ㅋ 나 그날 진짜 ㅅㅅ하고 싶었거든. 근데 방법이 없나 생각해 보다가 차가 갑자기 생각나는거야. 게다가 승합차 잖아. 머리 굴리다가 포기했어. 술도 많이 마셨고 나가자 하기엔 너무 추웠거든. 남자애들 한방 주고 여자애들 한방주고 난 소파에서 잤어. 지영이 친구들끼리 자기전에 방에서 수다떠는데 화장실 가다 얼핏 '너희오빠 너무 괜찮다'라고 하는말을 들었어. 저말 한마디 들으려고 이고생하나 싶더라 ㅎㅎ 그래도 지영이 면도 세워주고 기분 좋잖아. 애들자는줄 알고 거실에서 지영이랑 키스하다 동생 친구한테 걸린거 둘이 같이 샤워하려고 낮에 숙소로 들어가려다 지영이 친구가 따라와서 못하게 된거 등등 이야기도 있는데 스키장 얘기는 여기서 그만할까봐. 요즘은 그때가 그립기도 해. 특히 애들이 다치면 안되니까 보호자된 기분으로 이것저것 신경도 많이 썼는데 지나고나니 그것마저 기억에도 많이남고 좋은 추억이야.
동생은 입학금내고 바로 휴학하고 입영신청을 신청해 놓은 상태고 우리는 평소와 다를것 없이 알콩달콩 지내고 있었어. 내 인생에 이렇게 즐거운 시간이 또 올까 싶을정도로 하루하루가 감사한 나날들이었지. 그때쯤 부터 지영이네 집에 더 자주가게 된것 같아. 동생이 그때 폐인처럼 PC방에서 살기 시작했거든. 나도 게임에는 자신이 있었고 좋아하는지라 몇번 같이했는데 폐인은 못따라가겠더라ㅋ. 동생이 PC방 가면 기다렸다는듯이 바로 지영이를 데리고 나오거나 집으로 갔어. 예전에 어릴적 연애할때는 항상 둘만 있을 공간을 찾아다니느라 용돈 쥐어짜서 ㅁㅌ가고 DVD방 가고 그랬는데 집이 있고 차가있으니 그런건 좋더라. 그때쯤 부터는 전보다는 좀 더 ㅅㅅ에 대한 이야기와 표현을 하게 됐고 지영이도 이제 마음을 열었는지 좋았던 것과 싫었던 것들을 이야기하게 됐어. 그와중에도 나는 꼭 지키고 싶은게 있었는데 '흥분해서 달려들지 않기' 였어. 말을 하자면 그런거고 내가 ㅅㅅ가 목적인냥 그러기 싫었다는거야. ㅅㅅ는 사랑하는 방법중 하나고 다른것도 괜찮다고 내 자신을 세뇌 시켰던것 같아.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ㅈㄱ이나 ㅇㅍ를 종종 이용하던 ㅅㅅ안하면 안되는 그런 놈이었는데 내 자신이 대견하더라. 이게 바로 사랑의 힘임가? ㅋㅋㅋ 그니까 안했다는건 아니고 막 밝히는모습을 보이기 싫었단 말이야. 뭔말인지 알지? ㅋ
평화롭던 날들이 지나고 동생이 입대할 때가 됐어. 날짜받고부터 분위기가 안좋긴 했는데 한 일주일전부터는 진짜 분위기가 무겁더라. 그래서 일부러 더 내가 밥도 자주 사주고 했던것 같아. 지영이는 동생앞에서는 꾿꾿하고 냉정하게 굴다가 돌아서면 나한테 안겨 울기 일쑤였어. 입대날 나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같이 논산으로 내려갔지. 시종일관 차가운 지영이와 괜찮은척 밝은척 하는 동생을 보면서 먹먹하고 안됐어서 조용히 운전만 한것 같아.
"누나! 형~ 나 이제 들어갈께요"
"....."
지영이는 고개만 끄덕일 뿐 말을 않하더라. 아마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울음이 터질까 참고 있었던 것 같아. 내눈에도 그게 보일정도니 동생은 더 잘 알았겠지.
"형 잠깐만요 저랑 이야기좀"
"응? 어.."
"형 제가 진짜 형 매형으로 생각하는거 아시죠"
"ㅎㅎㅎ 왜그래 갑자기"
"형 우리누나하고 결혼할꺼죠?"
"당연하지"
"휴...그럼 됐어요. 그냥 한번은 꼭 여쭤보고 싶었어요"
"걱정말고 잘 다녀와. 곧있음 휴가 나오니까 너무 답답해 말고"
그렇게 멀어져가는 동생을 보면서 지영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어. 주변에 오열하는사람 소리지르는사람 각양각색인데 지영이는 입술을 꽉 깨물고 소리내지 않더라. 서로를 의지하며 살다가 하나가 떠났으니 그 마음이 오죽하겠어. 나도 그런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서 우린 한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소리없이 울었던것 같아. 내가 더 잘해줘야지. 내가 더 지켜줘야지. 내가..... 머리속엔 그런생각 뿐이었어.
올라오는길에 아까 들어가기전에 동생이 뭐라고 했냐고 물어보더라.
"별말 아냐~ 잘 다녀오겠다고"
"동생이 저한테는 말하기 힘든거였나봐요?"
"응? 그게 그렇게 되나 ㅎㅎ 나한테...음..."
"네?"
"너하고 결혼할꺼냐고 묻더라"
"엥? 그게 무슨? 그래서요?"
"결혼식 곧 할테니 휴가나올 준비 하고 있으라 했어 ㅎㅎㅎ"
"뭐에요~ ㅎㅎ"
그날 우리는 올라오면서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함께할 행보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지영이는 졸업과 동시에 어디든 빨리 취직하고 싶어했어. 그래서 작년부터 영어공부도 하고 다른것 준비하고 있는게 어떤것들이 있는지 앞으론 어떻게 준비할건지 그런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했어.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까 그런생각도 이야기도 꺼낸적이 없었거든. 우리 미래에 대한 얘기도 했는데 내가 결혼은 언제 하고 싶냐고 했더니 한 2~3초 뜸을 드리다 한다는말이
"오빠가 청혼하거나 아이가 생기면요"
라고 작게 말하더라. 그말듣고 가만히 있을남자는 없다고 봐. 이제 사귄지도 반년정도 됐고 나는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은데 지영이가 아직 너무 어린거지. 이제 대학교 2학년이잖아. 그리고 앞으로 하고싶은일 해야할일도 많고.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 정신차려 보니 이미 차는 ㅁㅌ에 주차가 되어 있더라ㅋ.
"흥~ 오빠~ 오늘은 저 웨딩드레스 입을준비하러 가는걸로 알겠어요!"
라고 하는데 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불끈해서 혼났어. 그날도 3번 연속으로 ㅈㄴㅅㅈ 했는데 내가 바라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 의도한건 아니었고 너무 흥분해서 그런거야 믿어주라. 한번 ㅈㄴㅅㅈ 하고 나니 그담부턴 계속 한거지뭐ㅋ 왠지 모르겠는데 그날은 지영이가 평소보다 더 흥분했던 것 같아. 이제 동생은 군대가고 나랑 둘만 남았다는 마음에서였을까? 잘 모르겠어.
동생이 군대가고나서는 지영이네 집으로 퇴근하는날이 많았어. 그맘때 회사에서 야근하는 날이 많았는데 밤 늦게라도 가서 얼굴 보고 집으로 가거나 너무 늦은날엔 자고 출근할때도 있었지. 동생이 군대가면 신혼부부처럼 생활하게 될 걸 기대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 집에서 보는날은 내가 밤이나 새벽에 퇴근하고 만나야할때 뿐이고 평소엔 밖에서 만나고 싶어했어. 선을 좀 그으려 하는것 같아서 자세하게 묻지는 않았는데 이해는 가. 실제로 결혼한 건 아니니 어느정도 선은 있는게 좋겠지. 그리고 집에서는 ㅅㅅ하는걸 조금 꺼려하는것 같았어. 나도 온통 진이 빠져서 퇴근하기도 했지만 한날은 어찌어찌 사랑을 나누었는데 그 느낌알아? 좀 평소와 다르고 적극적이지도 않고 그런느낌. 끝나고 물어봤더니 집에선 기분이 안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담부터 ㅅㅅ까지 가지는 않았던것 같아. 그래도 그냥 안고 자는것도 좋고 퇴근하고 잠깐 얼굴보는것도 너무 좋았다. 지영이도 학기 시작하고 바쁘고 해서 서로 바쁜틈틈히 문자주고받고 만나고 그랬어. 그러다 주말이 되면 마치 그간 참았던 울분을 토하듯 하루종일 데이트 했어. 물론 ㅁㅌ도 자주 갔어. 서로에게 익숙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지.
혹시 종합검진 자주 해? 난 그때까지 한번도 안했거든. 내가 잔병치레도 잘 없거니와 건강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었어. 회사에서 마침 지원이 나와서 그냥 해 봤어. 지영이는 하기 싫다는데 억지로 같이 하게 했지. 이거 좀 불법인데 회사 동료중에 와이프가 받은지 얼마 안되서 안하는 사람이 있었거든. 그걸로 어찌어찌 지영이를 그 와이프 이름으로... 여튼 불법이니 여기까지만 ㅋ 위, 대장내시경도 하고 다 했는데 다행히 둘다 다 정상이더라. 나는 콜레스테롤이 조금 있는데 운동으로 조절하면 된다고 하고. 지영이는 뭐 너무 깨끗하더라고. 검사지를 받으러 가서 의사슨생님하고 면담도 있었거든. 그날 지영이는 못가고 나만 갔어. 의사슨생님이 나한테 아이는 언제 가질꺼냐고 하는거야. '곧이요' 라고 했더니 그럼 ㅈㅇ검사 받아보지 않겠냐고 권하시더라. 비용에 포함은 안되는데 얼마 안하길래 바로 콜 했지. 그날 바로 받지는 못하고 날짜를 다시 잡았어. 주의사항도 있고 했는데 특별한건 없었어. 검사받고 나서 다시 슨생님 면담 시간이 됐지.
"음 대체적으로...음..."
심장이 철렁했어. 큰일이면 어쩌지? 무정자증? 나 애기 못가짐?
"무슨 문제가 있나요?"
그때 슨생님이 결과지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 주시더라. 결론부터 말하면 빈정자증 이라는거야. 말만 들어도 무섭지 않아? 내가 올챙이 생산량이 적다는 거잖아.
"그럼 애기를 못가지나요?"
"한번의 결과로 속단하긴 이르고 여러번 검사를 하시길 권유드립니다"
대~~~에~~~~에~~~~엥~~~~~ 귓가에 큰 징이 울리고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것 같더라.
그날 회사에서 몸이 안좋다고 조퇴하고 집에가서 한동안 침대에 처박혀서 울다가 멍하니 있다가를 반복한 것 같아. 남자구실을 못하는 사내가 무슨 사내냐고 자책하다가 지영이가 아이생기면 결혼하자는 말이 떠올라서 울다가를 반복했어. 이러면 안되겠다 싶은생각에 폭풍검색에 들어갔지. 중간중간 전자파원인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거야. 그날 처음으로 내가 개발자가 된 걸 후회했어.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도 했지만 계속 지영이 얼굴이 떠올라서 미치겠더라.
"뭐해? 수업은?"
"오빠~! 오늘 오후수업 휴강!"
"난 집이야"
"엥? 왜요? 요즘 바쁘잖아요"
"오늘 나도 회사 쨌지롱~"
"오~ 오빠! 나 델러와요~ 간만에 오빠랑 놀게!"
"콜!"
마음한켠에 답답함이 있었지만 모처럼의 지영이와의 평일데이트를 망칠수는 없었지. 세수하고 정신차리고 바로 차를 몰아서 학교앞으로 갔어. 정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영이를 태워서 우리가 잘 가는 동네로 차를 몰았어.
"오빠! 오늘은 바람쐬러 가요~! 오빠 진짜 오늘 시간 괜찮아요? 저 오늘 과외도 없어요. 오늘 오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요? 민재랑 같이 xx수업 듣거든요?"
조잘조잘 오늘은 기분이 유독 좋아보였어. 나는 한마디 할틈도 없이 쏟아내는 지영이의 입을 막을수는 없었지. 팔당댐 지나 양평쪽으로 가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올림픽 대로에 차를 올렸어. 정말 한참을 조잘대는 지영이 말을 들어주느라 정신이 쏙 빠진것 같아.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지영이처럼 랩은 안나오더라.
"어? 오빠. 나만 너무 이야기하나봐요. ㅎㅎ 아~ 오늘 진짜 기분좋다~"
막히는 구간이 지나자 차는 이내 속력을 내기 시작했어. 창밖의 한강을 한참 보던 지영이가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흘리는 말처럼 나즈막히 그러는거야.
"오빠 오늘 무슨일 있죠?"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 이걸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맞아. 지영이는 보는순간 내가 오늘 뭔가 안좋은일 있는걸 알았데.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라임까지 맞춰 수다를 떤거야. 그말 듣자마자 또 눈물이 나오려 하는거야. 나는 급하게 차를 세울곳을 찾았어. 미사리근처쯤 가니 한강변으로 나갈수 있는곳이 있더라.
"오빠 오늘 병원갔었죠?"
"........"
내 일거수 일투족은 다 지영이가 아니까 숨길수 있는일은 아니었어. 그냥 다 말해버리는게 속시원할꺼라 생각했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커피를 하나씩 들고는 천천히 고수부지를 걸었어.
"오빠! 저번에 결과로는 큰 이상 없었으니까 큰일은 아니잖아요. 얼른 말해봐요."
"저...기...."
"??"
"나.....말야. 내가 말야..."
나는 모든사실을 털어놨어. 결과가 어땠는지 내 기분이 어땠는지 너와의 아이를 얼마나 원하는지 말하면서 눈물이 한줄기 줄~ 하고 흐르더라.
한동안 지영이는 말없이 나를 안아주었어. 이건 죽을때까지 하고싶지 않은 말이었는데 그때 지영이한테 나는 채취와 가슴의 감촉때문에 갑자기 불끈 하더라. 참 나란인간은...ㅋㅋ
"오빠. 오빠 아직 젊고 몸관리 더 잘하면 금장 좋아질꺼에요! 그니까 평소에 운동좀 하라고 했어요~안했어요!"
"응...."
"오빠. 나도 오빠아이 갖고 싶어요"
"......"
"그니까 오빠도 더 노력해봐요. 앞으론 우리 같이 운동할까요?"
"그래....그러자...."
"난또 뭐라고~ 별것도 아니네~ 진짜 사소한것 가지고 오빠답지않게 그럴꺼에요?"
"요즘 과학이 얼마나 좋은데! 저 과외하는 ㅇㅇ이 있죠? 걔도 시험관해서 가진거래요~ 사진 보여줬나요?"
진짜 ㅂㅅ 같이 뚱해서 암말도 못하고 있었어. 아마 그날 지영이가 그렇게 밝게 대해주지 않았더라면 우울증에 걸려버렸을꺼야.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어. 순간 난 정말 지영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 잠시도 떨어지기 싫고 그저 계속 같이 있고 싶었지.
"그리고 오빠....."
"응?"
"우리끼리 잘 살아도 되요~ 전 오빠만 있음 되요"
지나는 사람이고 뭐고 우린 입을 맞추었어. 그날의 내 걱정과 근심이 눈녹듯 녹아내리더라. 고수부지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다가 밥을 먹으러 다시 차를 돌렸지. 양평이고 팔당댐이고 일단 배가 고팠거든.
"오빠~ 오늘은 시켜먹을까?"
다들 알지? 이 말이 얼마나 흥분되는 말인지ㅋ 바로 콜하고 ㅁㅌ로 차를 돌렸어. 키를 들고 방에 들어가자자 지영이가
"동무! 이제 총력전을 시작하라우!"
하는데 빵 터졌다. 장난스레 한 말이지만 지영이도 진심으로 원했던거야. 그 진심이 전해져서 미안하고 고마웠어. 계속 괜찮다 괜찮다~ 해주니 진짜 괜찮아 지더라. ㅅㅅ묘사는 안하려고 자제하는데 여튼 그날은 정말 지영이가 더 내여자같고 이뻐보였다. '나는 오빠꺼에요' '더 해주세요' 하루 한번 할까말까한 야한말을 종합선물셋트로 안겨주더라. 나도 헉헉거리면서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짜낸것 같아.
난 지영이와의 만남. 연애, ㅅㅅ 나누었던 대화 한마디한마디 사소한 행동과 표정에도 항상 진심을 다했기에 절대 아쉬움은 없어. 그리고 지영이는 남자의 자존감을 높여줄 줄 아는 그런 아이기에 더없이 행복했어. 딱 하루. 그날을 후회해. 내가 좀 더 이성적으로 대처할껄. 내가 좀 더 정신차릴껄 하는 자책이라고 봐야겠지. 지나서 생각해 보니 그날이 우리 둘의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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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기도 하고 해서 다음편으로 자를수 밖에 없는걸 이해해 줘. 난 그냥 솔직히 내얘기 하는거라 큰 부담은 없는데 앞으로의 이야기들을 싸지를 준비가 됐는지 잘 모르겠어. 응원해주는사람들 많아서 너무너무 고맙다. 응원해줘서 아재가 힘받아 쓰는것 같기도해.
순수한 시선으로 내 얘기를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는게 진심 큰 위안이 된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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